정찬성과 최두호는 UFC 페더급의 한국인 원투펀치다. 복무를 마친 정찬성이 옥타곤으로 복귀하면서 둘은 가까이 지내는 형동생이자 좋은 경쟁자가 됐다. 정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최두호가 수면 위로 부상했고, 이제 다시 정찬성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페더급에 정찬성과 최두호가 있다면, 밴텀급엔 강경호와 곽관호가 있다. 강경호는 2012년 UFC에 진출한 파이터로, 지난해 12월 군 복무를 마친 뒤 복귀를 준비 중이다. 곽관호는 지난해 10월 UFC와 계약해 11월 데뷔전을 치렀다. UFC에 진출한 11번째 한국인 파이터로 기록된다. 비슷한 시기에 한 명은 UFC로 돌아왔고, 한 명은 UFC에 가입한 셈이다.
정찬성과 최두호와 달리 둘은 서로 인사만 나누는 사이다. 강경호의 팀매드와 곽관호가 소속된 코리안탑팀은 가깝게 지내지만 둘은 친분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곽관호가 프로에 데뷔할 때 강경호는 이미 UFC에서 두 번의 경기를 소화한 상태였다. 또 강경호는 부산, 곽관호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 마주치기가 쉽지 않았다.
강경호는 곽관호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곽관호는 강경호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난 과거 스피릿MC 시절부터 강경호 형의 팬이었다. 잘 생긴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몇 년 뒤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할 때 경호 형을 롤 모델로 삼았었다"고 했다.
두 선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미남 파이터로 통한다. 원조 꽃미남 강경호는 서른이 아까워지면서 배우 주진모를 닮았다는 소릴 듣는다. 균형이 잘 잡힌 근육질 몸매도 많은 이들의 무러움을 산다. 뚜렷한 이목구비가 눈에 띄는 곽관호는 한국형 미남으로, 깔끔하고 훈훈한 외모의 소유자다. 후배 곽관호는 강경호를 닮았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그런데 그 점이 걱정으로 다가왔던 적도 있다. 지난해 두 단체의 챔피언에 오른 직후 UFC 진출을 타진했었던 곽관호는 강경호가 전역하기 전 계약을 완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지가 겹쳐 자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우려했다.
곽관호는 "경호 형은 외모와 몸매가 수려하고 기술까지 깔끔하다. 그런 부분 때문에 'UFC에서 나를 안 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역한 뒤 형이 너무 활약하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복무중일 때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계획대로 됐다"고 털어놨다.
강경호를 닮았다는 주위의 반응에 대해서는 "난 솔직히 형이 훨씬 더 잘생겼고 몸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가 닮았다는 얘기를 하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찬성-최두호와 달리 둘은 경쟁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같은 체급에 있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곽관호는 이제 갓 시작했고, 강경호의 경우 다시 시작해 입대 직전의 상승세를 이어가려 한다.
곽관호 역시 "경쟁은 일단 위로 올라가고 나서 생각해볼 부분이다. 우리 모두 아직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니 서로 힘이 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형은 나보다 기량이 훨씬 뛰어나다.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 믿고 열심히 따라가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곽관호는 플라이급 전향에 대한 목소리에 "예전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운동을 하면 할수록 어깨가 넓어지는 등 몸이 커지고 있다. 체격조건이 좋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내가 또 엄청 작은 편도 아니다. 내 스타일 대로 싸우면 밴텀급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