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박수칠 때 떠났다. 혹자는 30승을 채우고 은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는 과감히 미련을 떨쳐버렸다. 29승 무패의 기록으로 커리어를 마감하고 새 인생을 준비 중이다.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자리는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강호들이 생겨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돌아가는 것이 세상의 순리다.
하빕이 반납하며 공석이 된 라이트급 타이틀은 랭킹 3위 찰스 올리베이라와 4위 마이클 챈들러 중 한 명이 차지하게 된다. 토니 퍼거슨은 최근 2패로 타이틀에서 거리가 조금 생겼고, 더스틴 포이리에는 코너 맥그리거와의 3차전을 택했다. 2위 저스틴 게이치는 다음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올리베이라는 개인의 커리어가 우선이겠지만, 그에게 조국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격투 선진국 브라질은 한 때 타이틀 보유 개수에서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했다. 앤더슨 실바, 조제 알도, 료토 마치다 등이 같은 시기에 챔피언에 등극하며 9체급 중 4체급의 타이틀이 브라질의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남성부에선 플라이급의 데이브손 피게레도가 브라질의 유일한 챔피언이다.
라이트급은 전통적으로 미국이 강세다. UFC 역사상 라이트급 챔피언은 총 10명이며, 이 중 7명이 미국 출신이다. 브라질 출신의 라이트급 챔피언은 하파엘 도스 안요스가 유일했다. 올리베이라가 브라질 역사상 두 번째로 UFC 라이트급 정상을 노린다.
최근 상승세가 돋보인다. 그는 2018년부터 현재까지 8연승 중이며, 그 중 토니 퍼거슨과의 대결을 제외한 7경기를 피니시했다. UFC에서 최다승, 최다 피니시(타이), 최고 피니시율, 최다 경기력 보너스 수상 등의 굵직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상대인 챈들러는 대학시절 NCAA 디비전 1 올아메리칸 출신의 엘리트 레슬러다. 올리베이라가 서브미션 능력이 뛰어나고 탤런트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챈들러는 뛰어난 레슬링에 강한 펀치가 주무기다. 벨라토르에서 명성을 쌓은 그는 지난 1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댄 후커를 1라운드에 KO시키며 컨텐더로 부상했다. 벨라토르에 이어 UFC의 정상에 올랐던 에디 알바레즈의 행보를 따라가려 한다.
그가 올리베이라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다면, 미국 출신의 8번째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다. 미국 출신의 라이트급 챔피언은 젠스 펄버, 션 셔크, BJ 펜, 프랭키 에드가, 벤슨 헨더슨, 앤서니 페티스, 에디 알바레즈가 있다.
한편 올리베이라 대 챈들러의 대결은 UFC 262의 메인이벤트로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