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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서희 "똘끼엔 똘끼로…롤링스와 정면으로 맞설 것"

 


한국 페더급 기대주 최두호의 트레이너인 이창섭 감독은 지난해 서울 대회 전 UFC측으로부터 샘 시실리아와 붙으라는 연락을 받고 혀를 내둘렀다.

못 붙을 것은 없었다. 오히려 최두호 본인이 원했고 매우 만족해했던 상대였다. 그런데 이미 두 차례나 대결이 취소된 바 있는 샘 시실리아와 또 붙으라는 것을 보며 "UFC 매치메이커는 한번 마음먹으면 어떻게든 붙이는 집요함이 있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최두호 뿐만이 아니다. 강경호는 UFC 데뷔 상대인 알렉스 카세레스와의 대결 전 부상으로 취소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다시 만났다. 임현규의 첫 승리 제물이 됐던 마르셀로 구이마라에스 역시 원래는 약 5개월 전 마카오에서 맞붙어야 했던 선수다.

최근엔 함서희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해 한 차례 대결이 확정됐다가 무산됐던 벡 롤링스와의 대결이 다시 성사됐다. 둘의 경기는 오는 3월 20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85에서 펼쳐진다.

크게 놀라거나 하진 않았다. 동료인 강경호와 최두호가 겪었던 것을 봐왔던 그녀였다. "상대가 결정되기 전 호주 대회에 출전한다는 말을 듣고 눈치챘다"는 함서희는 "어차피 언젠가는 붙어야 할 상대이기에 지금 붙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뗐다.

2014년 말 UFC에 데뷔한 롤링스는 UFC에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총 전적은 6승 4패. 숫자만 보면 결코 위협적이지 않은 상대다. 그러나 함서희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코트니 케이시와 대결했을 때보다 험난할 것이라고 말한다.

함서희는 "서양 선수들은 다 길고 힘이 세다. 그런데 롤링스는 거기에 누구보다 똘끼가 다분하다. 경기를 보면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정말 어마어마하다. 기본적으로 저돌적이며, 경기가 맘처럼 풀리지 않으면 공이 울린 뒤 때리고 밀치고 발로 까고 난리도 아니다. 자기만의 세상도 강하다. 온 몸에 있는 타투나 헤어스타일만 봐도 느껴진다"며 인상에 대해 말했다.

이어 케이시와의 대결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이번이 더 어려울 것 같다. 케이시보다 타격이 정교하고 파워풀하다"며 "그러나 내 똘끼도 만만치 않다. 똘끼로 한번 맞서주겠다. 다른 선수들처럼 나 역시 신나고 기분 좋게 싸워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승리로 일단 위기는 넘겼다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패하면 생존이 불안해지는 상황은 여전하다. 함서희는 4경기 계약을 거론하며, 이번 경기에 재계약이 걸려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UFC는 보통 계약상 남은 마지막 경기 직전 재계약을 체결하곤 한다.

사실 지난 경기가 무산된 것은 함서희 탓이었다. 천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포기할 수밖에 없던 상태였다. 상대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미안함이 든다. 그러나 더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나 대신 출전해 KO패한 리사 엘리스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녀에게 미안한 몫까지 다해 싸우겠다"는 함서희는 마지막으로 "운동 열심히 해서 스트로급에 완전히 자리매김하고 싶다. 올해 내에 랭킹에 진입하고 누가 언제 봐도 랭킹에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2016년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