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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팬들 들었다 놨다…결국 코리안좀비와 맞서는 오르테가

'코리안 좀비' 정찬성 대 브라이언 오르테가의 맞대결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웠다. 오르테가의 반응이 미적지근했기 때문이다. 정찬성과의 대결이 거론된 것은 맞지만 본인은 결정한 바 없다는 뉘앙스였다. 

두 선수의 맞대결이 실현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흥미롭다.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은 정찬성은 끝없는 구애작전을 펼쳤고, 오르테가는 관심이 있는 듯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발 빼기를 반복했다. 이 경기가 성사되길 바라는 한국 팬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맞대결의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8월 중순이다. 오르테가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9월 경기를 원한다는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오르테가는 9월 22일 열리는 멕시코 대회 출전이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그것을 본 정찬성은 이때라고 판단했다. 게시물을 리포스트하고 "나 역시 준비됐다"고 적었다. 한번 붙어보자며 찔러본 것으로 해석됐다. 오르테가의 회신이 없자 그는 다시 한 번 "뭐 하고 있나?"라며 답장을 재촉했다.

오르테가가 대답을 하긴 했으나 정찬성과의 경기에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원하는 대답을 듣기 싫으면 물어보지 않는 게 좋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정찬성은 굴하지 않았다. 오르테가를 계속 물고 늘어졌다. "그래서 나와 붙어 보겠다는 거야? 아니면 말겠다는 거야?"라고 압박했다. 해시태그를 통해 한국이든 어디든 상관없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오르테가는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진짜 좀비는 바로 나다. 난 헤드샷에 쓰러지지 않는다"며 정찬성의 도발에 걸려든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조건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엔 액수가 충족돼야 싸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찬성은 다시 한 번 "아직도 내가 무서운 거야?"라고 오르테가를 '겁쟁이'로 몰아붙였다.

좀비의 계속된 구애에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북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르테가는 "복귀전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곧 결정될 것 같다. 정찬성과의 대결도 좋다"고 말한 것. 이후에는 "어디서든 메인이벤트로 싸울 수 있다. 정찬성과의 대결은 흥미롭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의 대결이 부산에서 치러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오르테가가 원하는 무대는 부산 대회가 아니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UFC 244 또는 UFC 245에서 정찬성과 맞붙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번엔 정찬성이 한 발짝 물러났다. "네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고 반응했다. 

그리고 오늘. 두 선수의 맞대결이 부산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공식 발표됐다. 정찬성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랭킹이 낮은 정찬성이 가지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크다. 페더급 2위 오르테가를 이길 경우 타이틀 도전 가능성이 생긴다.

대진의 공식 발표 뒤 두 선수는 SNS에 짤막하게 메시지를 남겼다. 정찬성은 "부산에서 보자"고 적었고, 오르테가는 "내가 무서워한다고? 내가 간다. 부산 대회의 메인이벤트에서 코리안 좀비와 싸우기 위해 동쪽으로 간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한편 UFC FIGHT NIGHT 165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오는 12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다. 앞서 볼칸 오즈데미르-알렉산더 라키치, 알렉산드레 판토자-맷 슈넬의 경기가 발표된 바 있다. 많은 한국인 파이터들의 출전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