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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뜯던 메이웨더-맥그리거, 경기 후엔 오직 존중만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는 마치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앙숙으로 지낸 선수들 같았다. 활동하는 전장이 달라 그동안 서로 마주할 일도 없었음에도 경기가 확정되자 곧바로 설전에 돌입했다.

경기 전 진행된 홍보투어는 신경전을 펼치라고 깔아준 멍석이나 다름없었고, 둘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설전을 벌였다.

사실 두 선수의 복싱 커리어를 고려하면 실현될 수 없는 미스매치인데, 맥그리거는 4일 연속 진행된 이 무대에서 메이웨더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경기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큰 틀에서 보자면 둘 모두 실력뿐 아니라 마케팅 능력 역시 프로 중의 프로였다.

그러나 경기 후엔 오직 서로에 대한 존중만 있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진행된 경기에서 메이웨더는 맥그리거에게 10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이변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만, 메이웨더는 세계 최고의 경량급 복서답게 큰 그림을 잘 그렸다. 3라운드까지 탐색전을 펼치며 상대를 파악했고, 이후 타이트한 공격으로 맥그리거를 압박한 끝에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복싱 커리어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메이웨더는 경기 후 "복싱과 종합격투기는 위대한 스포츠다. 아일랜드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오늘 난 나에게 맞는 마지막 댄스 파트너와 춤을 췄다.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중단에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내긴 했지만, 맥그리거 역시 메이웨더를 인정했다. "잘 풀어가는 듯 했으나 메이웨더가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 인내력이 좋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을 올리고 다가왔다. 50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의 저력 아니겠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기자회견에서는 "좋은 경기였다"며 "메이웨더가 경기 중 전략을 바꾸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이 진정한 챔피언의 힘인 것 같다. 당신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는 말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한편 이번 경기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메이웨더와 달리 맥그리거는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현재 UFC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있지만, 타이틀 방어전에만 집중하진 않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경기 전 복싱 병행을 언급했던 맥그리거는 "UFC가 계획하는 것이나 쇼타임이 바라는 것 모두 가능한 상태다"며 "다시 훈련을 하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맥그리거가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UFC는 잠정 타이틀매치를 진행한다. 10월 8일 UFC 216에서 열리는 토니 퍼거슨과 케빈 리의 대결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