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희비 엇갈린 두 명의 브라질리언 전설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승부세계에 있어 피할 수 없는 결과지만, 브라질을 대표하는 두 전설간의 맞대결에서 패하는 선수가 입는 타격은 보통 경기의 이상이다. 더군다나 둘은 정상에서 만나는 게 아닌, 벼랑 끝에서 만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치다는 생애 첫 3연패 이후 힘들게 1승을 얻은 상태였고, 지지부진한 행보를 걷던 벨포트는 일찌감치 이번 경기를 은퇴전으로 정했다. 브라질 팬들 입장에서 마치다 대 벨포트의 경기는 잔인한 대진으로 느껴질 만했다.

이 대결에서 웃은 선수는 마치다였다. 13일(한국시간) 열린 UFC 224에서 마치다는 벨포트에게 2라운드 KO승했다.

마치다로선 자신의 부활을 제대로 알릴만큼 임팩트가 큰 승리였다. 2011년 UFC 129에서 랜디 커투어에게 따낸 KO승이 가장 인상적인 그의 승리였는데, 이번에 벨포트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재현했다. 2라운드 1분경 마치다는 기습적인 프론트킥으로 벨포트를 쓰러트렸다.

반면 벨포트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초라한 마무리로 씁쓸하게 옥타곤을 떠나야 했다. 선수 인생에서 가장 치욕적이라고 생각했던 패배를 은퇴전에서 또 당한 것이다. UFC에서 프론트킥에 두 번이나 KO된 최초의 선수로도 기록된다. 7년 전 앤더슨 실바에게 당했을 때보다 처참하게 쓰러졌다.

두 선수가 받아들일 결과는 극명했지만, 분위기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마치다는 쓰러진 벨포트를 향해 추가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곧바로 다가가 90도로 고개를 숙이더니 무릎까지 꿇으며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경기 후 벨포트는 "동료들과 가족, 모두들에게 고맙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 아니겠나. 이제 끝낸다"고 말하며 은퇴를 분명히 했다.

벨포트는 1996년 종합격투기에 도전해 1997년 UFC 데뷔 첫해 헤비급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4년 UFC 46에선 랜디 커투어를 꺾고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총 전적은 26승 14패 1무효.

경기 전 "이번 달 난 40세가 되지만, 아직 충분하다"며 "여전히 밖으로 나가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난 돈이나 그런 것들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난 매우 경쟁력 있는 사람이고 그 결과를 케이지 안에서 펼치길 원한다"고 강조했던 마치다는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마치다는 "이 경기를 위해 많은 훈련을 했지만, 프론트킥을 특별히 연습하진 않았다"며 "다음 상대로 마이클 비스핑을 원한다. 그게 실현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몇 번 더 싸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