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알리스타 오브레임이 UFC에 입성할 때만 해도 머지않아 챔피언이 될 것만 같았다. 그는 옥타곤 데뷔 무대였던 UFC 141에서 전 챔피언 브록 레스너를 압살하면서 당시 챔피언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의 대결을 예약했다.
하지만 타이틀전을 앞두고 반도핑정책 위반으로 징계를 받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타이틀전 기회를 놓친 것은 물론이며 복귀한 뒤엔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상대를 1라운드에 때려 눕혔던 예전의 위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안토니오 실바와 트래비스 브라운에게 차례로 KO됐다. 프랭크 미어를 이기고 살아나는 듯 했으나 벤 로스웰에게마저 무너지며 체면을 구겼다. 그에게 더 기대할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오브레임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다시 살아났다. 이전의 폭발력은 볼 수 없었지만, 경기의 운영능력을 끌어올려 하나하나 승수를 쌓아나갔다. 상승세를 타던 그는 2016년 타이틀에 도전했다.
오뚝이 행보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패해 챔피언 등극에 실패했지만 마크 헌트와 파브리시오 베우둠을 차례로 이겼다. 프란시스 은가누와 커티스 블레이즈에게 패해 하향세를 타는 듯하더니 또 2승을 거뒀다. 이번 주말에는 월트 해리스를 이겨 지난해 말 자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에게 당한 패배를 만회했다.
헤비급 톱10에서 장기간 경쟁하는 것은 인정받을 만하다. 그러나 기량이 과거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오브레임은 현역으로 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1980년생인 그도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커리어를 마감해야 할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도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옥타곤에서 싸울 시간이 많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챔피언 등극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1999년부터 프로 파이터로 경쟁하며 스트라이크포스, K-1, 드림 등의 단체에서 정상에 오른 그에게 UFC 챔피언 등극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한 마지막 과제다.
그는 2016년 한국을 찾았을 때 "이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이상 최고가 되고 싶다. 스트라이크포스와 K-1 등 난 이미 4개의 세계 단체 정상에 올랐었다. UFC 챔피언 등극은 격투스포츠에서 모든 것을 이룬다는 의미가 있다. 그것은 내 자신에게 매우 아름다운 업적이고, 세계 격투계에 있어서도 이례적이고 특별한 선수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생각은 변함없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은퇴가 좀 더 가까워졌을 뿐이다. 그는 지난 주말 해리스를 이긴 뒤 "우리는 여전히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면서 "커리어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두 가지를 마음속에 두고 있다. 커리어를 끝내는 것 그리고 한 번 더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아직은 목표 실현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스스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
"난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와 동료 등 멋진 케미스트리를 가지고 있다. 싸울 땐 너무 많은 생각을 해선 안 되는데, 오늘 밤 내가 한 일이 바로 그거였다. 그냥 반응만 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오브레임은 MMA를 넘어 격투스포츠의 베테랑이다. 기록상에는 1999년 3월 킥복싱에 데뷔했고, 그해 10월 첫 MMA 경기를 치른 것으로 나오는데, 본인에 따르면 더 일찍부터 킥복싱에서 경쟁했다. 2년간 킥복싱에서 활동하다 MMA에 뛰어들었다. 현재 MMA와 킥복싱을 합한 그의 전적은 79전이나 집계되지 않은 전적을 포함하면 총 95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