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대결은 끝났다. 4주간 이 경기의 홍보에 집중하는 한편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UFC가 9월부터 다시 공격적으로 이벤트를 개최한다. 3일 네덜란드 대회를 시작으로 9월에만 4회가 예정돼있다. 대회가 매주 열리는 만큼 기대되는 경기도 많다. 9월에 열리는 총 경기는 45경기. 모든 경기를 다 보면 좋겠지만, 비중 있고 기대되는 경기만 보고 싶다면 아래의 10경기는 빼놓지 않는 게 좋겠다.
알렉산더 볼코프 vs 스테판 스트루브(3일, UFN 115)
1993년 UFC가 출범한 이례 가장 큰 선수간의 대결이 아닐까 싶다. 볼코프의 신장은 201cm, UFC 최장신 파이터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스트루브는 무려 213cm다. 두 선수의 키를 합하면 무려 414cm, 평균 207cm가 된다. 실력까지 갖췄다. 7위인 볼코프는 재야의 강자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UFC와 계약해 2승을 거뒀고, 스트루브는 2009년 데뷔해 12승 6패를 기록 중이다. 2012년 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TKO승을 거둔 적이 있다.
드미트리우스 존슨 vs 레이 보그(10일, UFC 215)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이 UFC의 새로운 역사를 쓰려 한다. 10차 방어에 성공하며 앤더슨 실바와 방어전 횟수 동률을 이룬 그가 이번에 보그를 이기면 역사상 최초로 11차 방어에 성공하게 된다. 장기집권 하던 조르주 생피에르, 존 존스, 조제 알도, 론다 로우지의 연속 방어가 끝난 만큼 성공하면 오래도록 깨지지 않을 가능성으 높다. 상대인 보그는 11승 2패를 기록 중인 신흥 강호다. 최근 루이스 스몰카와 주시에르 포미가를 꺾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만다 누네스 vs 발렌티나 셰브첸코(10일, UFC 215)
이번엔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까. 지난 7월 UFC 213의 메인이벤트였다가 대회 직전 누네스의 건강 이상으로 취소된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가 다시 열린다. 챔피언 누네스와 도전자 셰브첸코의 대결. 지난해 둘의 1차전에서는 누네스가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닐 매그니 vs 하파엘 도스 안요스(10일, UFC 215)
타렉 사피딘을 꺾고 웰터급 톱 10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전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가 두 번째 벨트를 향해 달린다. 상대는 6위 닐 매그니. 승리한다면 웰터급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게 된다. 매그니는 지난해 12월 말 조니 헨드릭스를 이긴 뒤 이번이 복귀전이다. 도스 안요스보다 키가 16cm 크고 리치는 23cm 길다.
제레미 스티븐스 vs 길버트 멜렌데즈(10일, UFC 215)
페더급 8위 제레미 스티븐스가 무난한 상대를 만났다면 이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상대는 다름 아닌 길버트 멜렌데즈다. 수년간 세계적인 라이트급 강자로 활약하던 그가 이번에 페더급에 데뷔한다. 지난해 7월 에드손 바르보자에게 패한 멜렌데즈로선 1년 2개월 만의 경기다.
루크 락홀드 vs 데이빗 브랜치(17일, UFN 116)
많은 이들이 모든 것을 이 남자의 탓으로 돌린다.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이 댄 헨더슨과 붙더니 이번엔 조르주 생피에르와 맞선다. 그 사이 꾸준히 타이틀 도전자로 거론되던 호나우도 소우자는 뒤로 처졌고, 타이틀에 도전해야 했던 요엘 로메로는 잠정 타이틀매치를 치러 패했다. 락홀드가 비스핑에게 패하지만 않았다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들 입을 모은다. 락홀드 본인도 그것을 인정한다. 그래서 미들급의 교통질서를 바로 잡으려 한다.
마우리시오 쇼군 vs 오빈스 생프루(23일, UFN 117)
마우리시오 쇼군은 복수에 강하다. UFC에서 그는 포레스트 그리핀, 료토 마치다, 마크 콜먼과의 리벤지매치에서 설욕했다. 이번엔 오빈스 생프루 차례다. 2014년 34초 TKO패의 수모를 안긴 생프루와 다시 맞선다. 자신이 세계적인 파이터로 성장했었던 일본에서. 최근 분위기는 복수 성공에 무게가 실린다. 쇼군이 UFC에서 처음으로 3연승한 반면 생프루는 3연패 뒤 1승을 챙겼다.
클라우디아 가델라 vs 제시카 안드라데(23일, UFN 117)
타이틀 도전을 위해서라면 상대의 국적은 중요치 않다. 여성부 스트로급 랭킹 1위 클라우디아 가델라와 4위 제시카 안드라데가 맞선다. 두 선수 모두 브라질 출신이지만 서로를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다. 둘은 타이틀에 도전해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구칸 사키 vs 엔리케 다 실바(23일, UFN 117)
기량이 눈에 띄는 무패 신인이나 재야의 강자의 데뷔전이 아니다. 하지만 이 선수라면 충분히 기대가 된다. 세계 정상급의 킥복서로 활약하던 구칸 사키이기 때문이다. 2004년 한 차례 종합격투기 경기를 가진 적이 있으나 그땐 룰도 모른 채 경기를 가졌을 때였다. 사실상 이번이 데뷔전. 상대인 실바 역시 타격가인 만큼 사키의 화려한 타격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고미 타카노리 vs 김동현(23일, UFN 117)
맞다. 옥타곤에서 그는 부진하다. 최근 4연패했고 UFC 총 전적은 4승 8패로 초라하다. 그래도 고미는 고미다. 국내 팬들은 고미 타카노리라는 이름에서 여전히 강한 아우라를 느낀다. 프라이드 챔피언으로서 세계적인 강자로 맹활약할 때의 고미를 팬들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의 이번 상대가 다름 아닌 김동현이라는 점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김동현은 과거 고미를 우러러보며 운동했지만, 꺾어야만 하는 상대가 됐다. 둘 모두 이번에 패하면 옥타곤 잔류에 빨간불이 켜지는 만큼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