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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기쁨 감춘 박준용

한국인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은 지난 주말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일곱 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피니시 승리를 거두면서 다시 연승으로 흐름을 바꿨다. 박준용은 조셉 홈스를 2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했다.

하지만 그는 기뻐할 수 없었다. 승리 직후 세리모니를 하거나 기쁨을 표현하는 대신 침착하게 코너를 향해 기쁨을 자제하라는 태도로 눈길을 끌었다. 하루 전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사실 박준용은 경기에 출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컸다. 이태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사고에 휩쓸렸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깨어나면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겨서 기분은 좋은데 마냥 즐겁지 않다. 한국에 불행한 소식이 있어서 즐거움을 표현할 수 없다"며 "친구 한 명이 이태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깨어났다. 희생자가 많아서 아무 생각이 없다. 빨리 숙소에 가서 친구와 통화를 하고 싶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의 코치인 하동진 감독 역시 SNS에 팀원들과 함께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사진을 올리며 "승리했지만 너무나 슬픈 소식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적었다.

지난 주 토요일 이태원에서는 전례에 없던 사고가 발생했다. 할로윈을 맞아 축제를 즐기려던 사람들이 이태원에 운집했고, 좁은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급격히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 156명이 숨을 거뒀다. 정부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한편 박준용은 이번 승리에 대해 "생각보다 타격 거리가 있어서 초반에 조금 놀랐지만 팀에서 훈련한 대로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용은 지난 2019년 UFC에 입성했다. 데뷔전에서 패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으나 3연승으로 살아났고, 지난해 10월 그레고리 호드리게스에게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연패 없이 곧바로 일어서 내리 2승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