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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영, 100% 우승 확신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은 한결같다. 로드 투 UFC 개막전 때부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더니 결승을 앞둔 지금도 우승에 대한 한 치의 의심도 없다. 그는 로드 투 UFC는 자신이 있을 무대가 아니라고 보며, 그런 확신이 없다면 UFC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자신감은 아니다. 이정영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드 투 UFC에서 체급을 막론하고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8강에선 컨텐더 시리즈에서 선전했던 중국의 시에빈을 1라운드 서브미션으로, 4강에선 뤼카이를 1라운드 KO로 끝냈다.

공교롭게도 결승 상대도 중국인이다. 이정영은 오는 5일(한국시간) 'UFC FIGHT NIGHT 루이스 vs 스피박'에서 펼쳐지는 결승에서 이자와 우승을 놓고 겨룬다. 우승할 경우 UFC와 정식으로 계약하게 된다.

준결승 승리 직후 이자와의 맞대면에서 신경전 벌였던 이정영은 기세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듯하다. 현재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PI에서 훈련 중이며, 그곳에서 이자를 마주쳤으나 꼬리를 내리고 자신을 피했다고 했다(이하 일문일답).

- 훈련은 잘 되고 있는가?

비교적 일찍 미국에 왔다. 솔직히 시차적응할 게 좀 있긴 하다. 시차 탓에 몸이 좀 무거운 느낌이다. 일찍 와서 다행이다. 이 부분 말고는 모든 게 좋다. 이곳에 실제 케이지가 있다 보니 감각을 잡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8강부터 중국 선수들과 맞붙었다. 중국 선수들이 지금까지 맞섰던 상대들과 다르다거나 한 것이 있나?

전혀 그런 것은 없었다. 하루하루 강해지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 이번에 이자와 싸우게 됐다. 특별한 전략이 있나?

그가 나에게 할 것은 달라붙는 것 외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페이크를 주고 상대가 붙으려 하는 순간을 노릴 생각이다. 붙었을 때도 레슬링 방어나 그라운드 훈련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문제없다. 본인은 그라운드 실력을 과시하지만 나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충분히 서브미션으로도 이길 상황이 나올 것 같다. 모든 영역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UFC와 계약하게 된다면, 꼭 붙어 보고 싶은 상대가 있나?

마땅히 없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랭킹 안에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 하나하나 다 이겨 나갈 것이다.

- 지난 경기 직후 이자측과 설전이 있었다.

케이지 위에서 서로 불똥이 튀었던 것 같다. 그 전까진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했던 것 같은데, 이자가 나에게 도발을 하면서 코너에서도 불이 붙은 것 같다. 재밌었던 상황이었다.

- 경기를 속전속결로 끝내는 중이다. 이번에는 오래 싸우면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없나?

난 항상 판정까지 간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 중이다. 아쉽게도 상대들이 그만큼 버텨주질 못했다. 이번에도 판정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충분히 체력 훈련을 하고 템포도 올리고 있다. 근데 내 예상에는 1라운드를 넘기지 않을 것 같다. 길어도 2분 안에는 끝날 것으로 본다.

- 직접 PI에서 훈련해 보니 어떤가?

정말 너무 좋다. 숙소 말고는 모든 게 해결이 된다. 최고의 시설이다.

- 현지에서 상대측과 스치진 않았었나?

PI에서 만났었다. 그냥 생각보다 작았고 이미 이길 기력이 안 보이더라.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내 눈을 먼저 피했다. 꼬리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굳이 인사할 필요가 없겠다고 느껴 그냥 지나갔다. 내가 기세에서 확실히 앞선다고 본다.

- 이전 8강 때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그렇다. 자신 있었으면 당당하게 앞에 나타났을 텐데 쭈뼛쭈뼛 하더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마주치기를 꺼려하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자만하는 것은 아니다. 내 기량만 발휘하면 충분히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UFC 진출을 준비 중인데, 국내에서 활동할 때와 어떤 차이를 느끼는가?

해외에서 싸우다 보면 뭔가 좀 더 각오를 다지게 되는 것 같고, 많은 것을 이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진다. 해외라지만 다 뛰고 싶었던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UFC만 바라봤다. UFC의 문턱에 왔고 지금 PI에 있다는 것만 해도 감회가 새롭고 좋은 느낌을 받는다. 선수라면 세계를 다니면서 멋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

- 당신이 호랑이고, 시에빈은 고라니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또 뤼카이는 양이라고 했다. 이자는 어떤 동물이 어울릴 것 같나?

족제비 정도 되는 것 같다. 뭔가 좀 재수 없는 느낌이다. 그도 내가 건방지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나에겐 씨알도 안 먹힌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 생각하는 승리 세리모니는?

그런 건 없다. 해외 선수들과 해외 팬들이 보는 만큼 건방지다는 것을 넘어서 프로로서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없었던 동양인의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영어로 준비를 해 놨다. 그건 이긴 뒤에 봐 달라.

- 굉장히 자신감이 넘친다. 원천이 뭔가?

일단 RTU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우승에 대한 변수가 없다는 확신이 있기에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 것 같다. 진짜 경쟁해야 할 상대들은 UFC 랭킹 5위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RTU에서도 확신이 없다면 UFC에 갈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런 각오 없이는 격투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믿고 하겠다. 

- 마지막으로 각오 부탁한다.

이자는 충격적인 결과로 끔찍한 하루를 맞을 것이다. 이번 경기 이후 본인 체급을 찾아 내려갈 이라고 본다. 그가 마음가짐을 잘 가지고 대비나 잘 했으면 좋겠다. 기대해주시고 걱정해주는 분도 계시지만 항상 노력하기에 프로로서 경쟁하는 모습을 재밌게 봐주시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