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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규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 펼치고파"

 


1년 3개월 만에 복귀하는 임현규의 마음가짐은 이전과 분명 다르다. 지금까지는 경기 전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고 나선다는 굳은 각오로 훈련했다면, 이번엔 부담을 비우고 자신이 가진 것을 받아들였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 나름대로 시도한 큰 변화였다.

승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목표는 승리다. 그러나 무조건 상대를 꺾는다는 생각보단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가진 능력치를 발휘하는 게 우선이다.

"다른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난 닐 매그니와의 대결이 끝난 뒤 너무 무기력했다는 생각에 허탈했다. 내 자신이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0cm의 신장에 200cm의 리치. 임현규는 웰터급 최고의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동양인이지만 어떤 서양 선수보다 크고 길다. 그러나 뛰어난 신체조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거리를 두고 풀어가는 운영에 능숙하지 않았고 동작도 유연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번에는 존 존스와 같은 운영을 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엔 스타일을 좀 바꿔봤다. 너무 덤벼들지 않고 멀리서 차분하게 보면서 풀어나갈 생각이다. 막상 닥쳐봐야 알겠지만, 일단 멀리서 하나씩 잡아가는 식으로 운동을 했다"는 게 임현규의 말이다. 자신을 향한 지적을 의식해 세운 전략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단점을 정면 돌파하기로 한 셈이다.

당초 임현규의 상대는 러시아 출신 술탄 알리에프였다. 상대를 분석하고 이기기 위한 전략 연습을 마쳤다. "기술이 투박한 편이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레슬링과 삼보를 이용해 넘어트린 뒤의 공격을 선호한다"며 "그래도 내가 더 빠르고 기술적이다. 이길 수 있는 느낌이 온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나 경기 약 열흘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알리에프가 부상을 입으며 상대가 변경된 것이다. 급히 부름을 받고 나선 용자는 마이크 페리. 임현규와의 대결이 UFC 데뷔전이다. 준비기간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UFC에 데뷔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출국을 준비하던 임현규로선 당황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임현규에겐 경험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자신감이 있다. UFC에서 5경기를 치르며 3승 2패를 기록했고, 그 중 2경기는 톱10 랭커와의 대결이었다. 이겼을 땐 전부 KO(TKO)로 장식한 임현규였다.

임현규는 "사피딘과의 대결은 25분 내내 맞다가 끝났고 매그니에겐 2라운드에 뭘 해보지 못하고 패했다. 그런데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조금 생기더라. 톱10의 위치가 그렇게 멀리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못 넘을 산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번 경기는 임현규에게 재시작처럼 느껴진다. 앞서 5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패했으며, 공백은 1년이 넘는다. 다시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하는 상황으로, 이번 경기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임현규는 "난 UFC 웰터급 내에서 아래에 있는 선수다. 내려갈 곳이 없고 올라간다는 생각만 한다. 너무 많은 기대와 걱정보다는 이 선수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