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이 끝나자 승부는 순식간에 갈렸다. 볼카노포스키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2라운드엔 가까이서 펀치 싸움을 벌였다. 거리가 가까워진 토푸리아는 왼손 훅으로 볼카노프스키를 철장으로 몰았다. 그리고 도망갈 곳 없는 챔피언의 안면에 마침내 강력한 오른손 훅을 적중시켰다. 볼카노프스키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토푸리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기쁘다”며 “그저 자신을 믿는 거다. 끊임없이 훈련하고, 믿음을 가지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나를 보라”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처음으로 자국 UFC 챔피언을 배출한 조지아와 스페인은 광란의 도가니가 됐다. 독일에서 조지아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토푸리아는 7살에 조지아로 이주했다 다시 15살에 스페인으로 떠나 영구적으로 정착했다. 그래서 두 나라를 동시에 대표한다.
토푸리아는 스페인에서 첫 UFC 대회가 개최되길 간절히 원한다. 그는 스페인 최고 인기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전 UFC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싸우고 싶단 희망을 피력해왔다.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도 스페인행에 대찬성이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에 가고 싶다. UFC는 스페인에 갈 것”이라며 “이 이벤트는 페이퍼뷰(PPV)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방어전 상대는 미정이다. 토푸리아는 “아직 용기가 있다면 스페인에서 기다리겠다”며 코너 맥그리거를 도발했지만 이미 마이클 챈들러와의 대결이 예정된 맥그리거와의 경기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
볼카노프스키와의 리매치도 옵션 중 하나다. 볼카노프스키는 “난 오랫동안 페더급 챔피언을 지냈다”며 스페인에서의 즉각적인 리매치를 요구했다.
토푸리아는 “다른 선수들과 싸워 체급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도 스페인에서라면 볼카노프스키와 재대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33∙호주)가 혈전 끝에 랭킹6위 파울로 코스타(32∙브라질)를 만장일치 판정(29-28, 29-28, 30-27)으로 물리쳤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휘태커의 스피드와 코스타의 파워가 맞부딪혔다. 휘태커는 카프킥과 전광석화 같은 전진 펀치 콤비네이션을 통해 코스타를 괴롭혔다. 코스타는 강력한 잽과 헤드킥으로 맞받아쳤다.
결국 더 많은 공격을 적중시킨 휘태커가 승리를 가져갔다. 코스타는 1라운드 막판 그림 같은 뒤돌려차기로 휘태커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었지만, 시간 부족으로 피니시하지 못하며 승리를 놓쳤다.
한편 UFC 밴텀급 랭킹 2위 메랍 드발리쉬빌리(33·조지아)는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헨리 세후도(37·미국)를 만장일치 판정(29-28, 29-28, 29-28)으로 꺾고 타이틀 도전권을 공고히 했다.
드발리쉬빌리는 경기 중 초크 서브미션을 걸며 객석에 있던 메타 CEO 저커버그와 대화를 나눌 정도로 여유롭게 전 챔피언을 격파했다. 세후도는 이번에 지면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드발리쉬빌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경우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UFC 299 메인 이벤트에서 맞붙는 챔피언 션 오말리(29·미국) 대 랭킹 6위 말론 베라(31·에콰도르)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그는 경기장에 온 챔피언을 바라보며 “난 2018년부터 션 오말리를 콜아웃했다. 내 목표는 타이틀”이라고 도전장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