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3주 밖에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준비한 시간은 몇 년은 된다"며 "UFC와 계약한 뒤 내 상대로서 그의 경기를 항상 봐왔다. 그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고, 내가 해야 할 부분에 대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가 한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잭 허만슨은 지난 28일(한국시간) 열린 UFC FIGHT NIGHT 150 대회에서 자카레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1라운드 KO승이었다면 '운'이라는 요소가 영향을 미쳤을 여지가 있지만, 이 경기는 그런 경우와 달랐다. 허만슨은 5라운드 동안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싸우며 경기를 주도했다. 실력으로 자카레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승리다.
경기의 운영이 돋보였다. 간결한 잽과 로킥은 자카레를 수없이 두들겼다. 2라운드에 들어간 펀치만 100회가 넘었다. 또 정상급 그래플러를 상대로 과감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켰고 위협적인 서브미션도 선보였다. 자카레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옥타곤을 도는 그의 스텝을 잡지 못했다. 자카레 입장에선 허만슨이 얄미울 정도였다.
그러나 허만슨은 오히려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행복하다. 사람들에게 내가 주목해야 할 선수라는 것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 난 이제 컨텐더다"라고 기뻐하면서도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5라운드를 전부 싸웠다. 난 판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웃을 수 없다. 다음 경기에선 피니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만슨은 2016년 UFC에 입성해 7승 2패를 기록 중이다. 2017년까진 세자르 페레이라, 티아고 산토스에게 패하며 3승 2패를 기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평범한 선수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카레를 만나기 전에는 2경기 연속 1라운드 길로틴 초크 승리로 주목을 받았다.
당초 허만슨은 이 경기에 나설 예정이 없었다. 그러나 자카레의 상대였던 요엘 로메로가 건강문제로 빠지면서 대회 3주전 투입됐다. 3월 31일 데이빗 브랜치를 꺾고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기던 허만슨은 주최사의 긴급 제안을 수락했다. 부상이 없었고 상대는 상위권 랭커였기에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이길 자신도 있었다.
현재 미들급 랭킹 10위인 허만슨이 4위를 이긴 만큼 곧 발표되는 랭킹에서 5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경기를 이기고 컨텐더가 되겠다는 그의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의 다음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위치가 올라간 만큼 무게감 있는 경기를 치를 전망이다. 최근 잠정 타이틀전에서 패한 켈빈 가스텔럼을 비롯해 6위 크리스 와이드먼이 가능성이 있다. 2위 요엘 로메로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