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대진 운이 좋은 선수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상대를 만났고, 그런 상대들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꺾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그렇지 않다. 현재 페더급 4위인 정찬성은 다음 달 20일(한국시간) 랭킹 8위 댄 이게를 맞는다. 직전 경기에서 패한 것도 있지만, 현재의 페더급 상황에서 좋은 상대를 찾기 어려웠다.
물론 좀 더 여유를 가지면 더 좋은 상대와 맞설 수 있었다. 또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리하게 사업적으로 움직이라는 권유를 받았고, 댄 이게와의 대결 제안이 왔을 때도 주위에서 만류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찬성은 빠른 출전을 원했다. 지난 1월부터 경기를 잡아줄 것을 주최사에 요청했고, 결국 상대가 댄 이게로 확정됐다. 그에 따르면 대진이 잡히는데 이렇게 힘들고 오래 걸린 적이 없었다.
정찬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경기를 수락한 이유는 내 MMA 인생의 전반전에서 많이 안 싸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좀 더 많이 경기를 갖고 싶고, 케이지에 올라가는 게 즐겁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것보다 더 컸던 이유는 현재 자신의 능력을 직접 시험해보기 위해서다.
그는 "이 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나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이 컸다. 이게를 이기지 못한다면 챔피언 등극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싸울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직 스스로 경쟁력 있다고 믿고 있고, 그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찬성은 이번에도 미국에서 훈련캠프를 소화한다. 지난 3일 애리조나 피닉스로 건너간 그는 파이트레디에서 본격적인 경기준비를 시작한다.
지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나 정찬성은 여전히 팀과 코치진에게 두터운 신뢰감을 나타낸다.
"오르테가와의 경기가 끝난 뒤 코치들과 계속 소통했다. 나를 최고의 상태로 올려줄 사람들은 에디 차 코치와 캡틴 에릭 알라바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계획과 달리 5라운드 경기를 하게 된 것은 UFC의 권유도 있었지만, 훈련이 바뀌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머리에 충격을 받지 않는 방법으로, 만족도가 크다고 들었다. 그것을 믿고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게 그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