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활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일단 한 경기를 더 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는 18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어쩌면 늙었을 수도, 어쩌면 실력이 없는 것일 수도. 그래서 항상 무대에서 보여주는 게 목표였고, 매번 보여준 건 아니지만 그래왔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증명하지 못했지만 특별히 아쉬움이 더 많이 남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결과에 대한 핑계가 아닌, 제 자신에 대해 후회가 많이 남아요. 그 경기가 100%의 내가 아니었다는 걸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제 소신처럼 시합으로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한 경기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습니다. 일단 한경기. 서울에서 하겠습니다. 시합을 열어주세요"라고 덧붙이며 데이나 화이트와 UFC의 공식 SNS 계정을 태그했다.
정찬성은 지난 달 UFC 273에서 현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맞서 패하며 챔피언 등극의 꿈이 좌절됐다. 경기 직후 그는 "경기에서 지면 항상 그렇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나는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들마다 은퇴를 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상위권 선수들의 경우 목표가 챔피언인 만큼 그것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이 서는 순간 계속 경쟁해야 할 이유가 사라져 동기부여가 저하된다. 정찬성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만, 일단 한 경기를 더 뛰어보고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정찬성이 원하는 UFC의 세 번째 한국 대회는 아직 계획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런 가운데 페더급 랭킹 8위 기가 치카제는 정찬성에게 맞대결을 제안했다. 정찬성이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을 두고 "볼카노프스키가 가장 쉬운 상대를 골랐다"는 그의 말이 계기가 돼 둘 사이에 냉기가 흐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