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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이 강해진 비결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과거 WEC와 UFC 활동 초기 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과거에 비해 화끈하지 않고, 예상을 뛰어 넘는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지적하지만 경쟁력이라는 면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자신한다.

정찬성은 "조제 알도와의 경기 때만 해도 MMA를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반면 지금은 스포츠로 받아들인다. 운동과 영양, 컨디션 조절 등 모든 것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군 시절을 기준으로 그 이후가 훨씬 더 전성기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가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가 달라지고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 바뀐 것은 파이트레디라는 팀과 함께하고 부터다. 

그는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1초를 남기고 졌을 당시엔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에디 차 코치가 현장에 있었다. 그때 얘기를 나눴고 아내가 적극적으로 미국 훈련을 권했다"며 "난 굳이 미국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배울 게 있겠나 싶었다. 한국에서 내가 제일 잘하고 세계에서도 가장 잘하는 편이지만 운이 없을 뿐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배울 게 너무나 많았다. 싸움으로 임할 땐 받아들일 게 없었는데, 스포츠로 생각하니 차이가 매우 컸다. 지금은 많은 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하다 보니 더 강해진 것은 당연하고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훨씬 수월해졌다. 정확히 알고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가 크다는 것.

"지금보다 과거 알도와의 경기를 준비할 때가 훨씬 더 힘들었다. 그땐 아침마다 인터벌을 했다. 이재선 관장님도 당시 나보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지금은 그때보다 잠도 많이 자고 운동도 적게 하는데 체력도 좋아지고 훨씬 강해졌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미국에 가기 전까진 믿지 않았다. 운동을 적게 하는데 어떻게 몸 상태가 더 좋아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난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가 몸담고 있는 파이트레디는 세계적인 명문팀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많은 유명 선수들이 소속돼 있으며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브손 피게레도의 플라이급 타이틀 탈환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정찬성은 그걸 보면서 "팀의 전력을 느꼈다"고 했다. 파이트레디는 UFC 273에 정찬성 외에 캘빈 가스텔럼과 마크 메드센을 출전시킨다. 

정찬성은 이번 상대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를 맞아 맞춤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볼카노프스키는 약점이 거의 없는 현 챔피언으로, 커리어에서 20연승을 달리고 있다. 둘 간의 배당률이 점차 벌어지고 있을 정도로, 챔피언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경기 운영을 잘 하는 게 가장 큰 무기다"고 상대를 평가한 정찬성은 "키가 작지만 킥으로 극복한다. 킥의 한 방 데미지는 크지 않으나 가랑비에 옷이 젖는 효과를 만든다. 원거리에선 빠른 킥, 근거리로 끌어들이면 펀치 연타를 잘 한다. 약점은 생각보다 맷집이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그는 "예전 마크 호미닉과의 대결 때 +500 정도 됐었던 것 같다. 배당이 더 벌어졌으면 좋겠다. 크게 신경을 쓰진 않지만 언더독이 더 좋다"며 "무관중 경기로 두 번 싸워봤는데 차이가 컸다. 난 누가 지켜봐줄 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UFC 273은 오는 4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관중 이벤트로 열린다. 대회 장소인 바이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는 약 1만 5천명의 관중을 수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