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좀비' 정찬성은 지난해 10월 소집해제 직후 인터뷰에서 "3월 복귀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년 이상 옥타곤을 떠나있었던 만큼 평소 경기를 준비할 때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본격적인 기술 훈련을 하기 전 몸을 만드는 과정을 고려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복귀 시기는 예상보다 빠르다. 2월, 그것도 초순에 해당하는 5일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데니스 버뮤데즈와 대결한다. 어느새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정찬성은 계획보다 이른 옥타곤 투입에 대해 메인이벤트의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고 했다. "처음 경기 요청이 왔을 때 이르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했으나 메인이벤트 자리는 이번 대회 밖에 없다고 했고, 주최사도 그렇게 할 것을 권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 준비 시간은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복귀전 치곤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버뮤데즈는 페더급 랭킹 8위로 레슬링을 활용한 그래플링 운영에 능하다. 넘어트린 뒤 상위를 점유, 유리한 자세로 경기를 지배해간다. 타격가인 정찬성 입장에선 선호할 만한 유형의 선수와 거리가 있다.
그러나 피할 수는 없었다. 정찬성은 "지난 3년 동안 연습해온 기술들을 시험해볼 수 있는 상대인 것 같아 수락했다. 상대가 레슬러라고 해서 피한다면 많은 경기를 가질 수 없다. 무엇보다 내가 피했다고 상대가 생각할 것을 떠올리니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았다. 어차피 모든 UFC 파이터들은 강하다. 이겨내겠다"고 솔직한 생각을 꺼냈다.
다시 경쟁을 시작하는 위치가 높다. 3년 이상 옥타곤에 떠나있었음에도 정찬성은 메인이벤트에서 랭커를 맞는다. 이길 경우 단번에 5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그것은 곧 복귀전에서 승리할 경우 타이틀이 생각보다 가까워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버뮤데즈와의 경기는 시작이다. 정찬성은 페더급 상위권 선수 중 잠정 챔피언 맥스 할로웨이를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상대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이긴다 해도 할로웨이가 바로 다음 상대가 되진 않을 것 같지만 붙어보고 싶다. 7위 이상의 선수는 누구든 상관없다"는 게 정찬성의 말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한 달. 코리안좀비 MMA의 지도자이기도 한 정찬성은 최근 벤 헨더슨이 소속된 MMA LAB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요즘은 친정팀인 코리안탑팀 선수들, 자신의 제자들과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신이 있다. 타이틀전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정찬성은 "나름대로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조제 알도와 타이틀전이 좋았던 이유는 내 몸이 그때의 운동량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정도 수준이 안 되면 만족을 못 한다. 하루하루 훈련이 지옥이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