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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이번엔 빨리 끝난다"

한국인 라이트헤비급 파이터 정다운은 지난 경기에서 레슬링을 활용한 운영을 선보인 바 있다. 그의 이번 상대인 케네디 은제츠쿠가 장신의 타격가인 만큼 레슬링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본인은 경기가 빨리 끝날 것 같다고 본다. 레슬링도 일단 타격전에서 우위를 점해야 사용하기가 수월한데, 그 과정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정다운은 기본적으로 압박을 선호하고 상대인 은제츠쿠 역시 왼손잡이임에도 앞으로 나오는 스타일이다. 그런 둘이 만나는 만큼 강하게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이하 일문일답). 

- 경기 준비는 잘 됐는가?
컨디션은 너무 좋다. 큰 틀에서 바뀐 건 없으며, 상대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하려 했다. 

- 최근 최승우, 박준용이 아쉽게 패하며 한국인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 결과가 경기를 앞둔 당신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형들이 져서 마음이 아프지만 내게 영향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분노할 일도 아니고. 열심히 일하러 왔다고 생각한다.

- 대진표를 보니까 언더카드 1경기다. UFC 다섯 번째 경기인데, 1경기라는 점이 아쉽진 않나? 그리고 앞 경기와 뒤 경기 중 어떤 배치를 선호하나?
경기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 시간에 맞춰 언제 눈을 떠야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그 시간에 몸이 가볍게 움직이는지를 준비하면 되니 크게 상관 없다. 아마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경 싸울 것 같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식사하는 중이다. 한국으로 치면 점심때 쯤 기상해 식사하고 저녁에 경기를 뛰는 느낌이다.

- UFC에서 본인보다 큰 선수와의 경기는 처음이다. 
상대가 나보다 체격조건이 조금 좋다고 해서 부담될 것은 없다. 마이크 로드리게스와 싸웠을 때와 비슷할 것 같다. 상대는 슬러거 스타일로 주먹을 많이 내면서 끈덕지게 싸워 KO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난 UFC에 오기 전 헤비급에서 뛰면서 더 끈덕지고 더 파워 있는 선수들과 싸우면서도 잘 견뎌낸 경험이 있기에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가 누구든 경기는 언제든 난전이 될 수 있다.

- 둘 모두 타격가다. 이전 경기에선 레슬링을 보여주었는데, 큰 틀에서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일단 한 번은 정면에서 부딪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그래플링을 사용하면 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잽이나 거리 싸움에서 먼저 우위를 점해야 가능한 부분이다.

- 랭킹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기면 가능성이 생긴다.
별로 기대 안 한다. 싸워서 이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될 일이다. 회사에서 붙여주는 대로 싸운다. 매 경기에서 이겨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 당초 예정보다 일정이 연기됐다. 그것이 주는 장단점이 있다면?
잘 먹을 수 있는 날들이 많았는데, 연기되면서 감량을 헛수고 한 것 같아 아쉽다. 그렇다고 해서 컨디션이 안 좋아진 건 없다. 훈련 수준을 높여 보다 타이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 준비할 시간이 더 있었는데, 상대를 더 파악한 부분도 있나?
상대는 바뀌지 않았다. 내 스타일에서 상대를 무너트릴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위주로 생각하고, 나중에는 어떻게 더 과감하게 이길 수 있을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 팬들이 이번 경기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면?
생각보다 빨리 끝날 것 같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의 경기 자체가 그렇다. 상대가 빠지는 스타일이면 루즈하게 흘러갈 수 있는데, 상대는 스탠스가 다름에도 압박하는 걸 선호한다. 나 역시 압박을 당하면서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타격으로 인해 빨리 끝날 것 같다.

- 6년간 17전을 치렀다. 중량급 치고 빠른 템포인데, 큰 부상없이 꾸준히 활동한 비결과 이 정도의 템포로 계속 가도 괜찮은지 알고 싶다.
사실 이 운동 자체가 부상과 항상 연결돼있다. 나만의 많은 스토리가 있다. 눈두덩이 찢어진 상태에서 5시간 수술하고 히트 타이틀전을 준비했고, 뼈에 실금이 가거나 골절이 있었을 때도 준비를 했다. 그런 상황도 지나고 나니 변명거리가 안 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함에 있어 덤덤해지는 것 같다. 항상 부상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더 강하게 다듬어진 경험이 된 것 같다.

- 2015년 10월 이후 패하지 않았다. 그게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나?
예전엔 있었다. '6연승 했으니 조금 더 하면 UFC 갈 수 있겠지?', '여기서 지면 또 돌아가야겠지?' 하는 걱정을 항상 달고 살았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운동을 즐기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아이러니하지만, 지려고 싸우는 것도 있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 그렇다면 패했을 때 데미지가 크지 않을 것 같다.
UFC 데뷔전 땐 상대가 정말 너무 커보여서 겁을 좀 먹었는데, 나머지 경기에선 전적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 최근 카마루 우스만 대 콜비 코빙턴이 좋은 경기를 펼친 뒤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와 설전을 벌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경기를 뛰고 난 뒤 이 사람과는 말만 통했으면 더 친해졌을 수 있겠다는 선수가 있나?
샘 앨비가 그렇다. 같이 훈련도 해보고 싶고 그가 운동을 대하는 마인드도 들어보고 싶다. 나이 있는 큰 형 같다. 자주 보면서 친해졌으면 좋겠다. 경기가 가까워지면 한 번씩 연락도 하면서 응원해준다. 

- 아직은 새내기 가장인데, 준비에 어려움은 없었나? 
가족과 떨어져 지낸지 3개월 정도 됐다. 와이프가 많이 배려해줘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가정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