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수들에겐 싸우고 싶은 상대가 있다. 보통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상대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적인 이유로 맞붙고 싶어 하는 선수도 있다. 그리고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마음에 담아뒀던 이름을 꺼낸다. 그것을 '콜아웃'이라고 한다.
한국인 라이트헤비급 파이터 정다운은 달랐다. 그는 지난 14일 UFC FIGHT NIGHT 197에서 주목을 받던 신예 케네디 은제츠쿠를 1라운드에 KO시켰다.
큰소리를 칠 만한 인상적인 결과물이었고, 그 승리로 UFC 전적 4승 1무가 되며 랭킹 진입에 가까워졌음에도 그는 욕심을 내지 않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아무나 붙여 달라.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했던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더 강한 상대나 누구든 좋으니까 싸웠으면 좋겠다.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했다(이하 일문일답)
- 승리 축하한다. 1라운드 KO승을 거뒀는데, 기분이 어떤가?
오늘은 내가 컨디션이 좀 더 좋았던 것 같다.
- 초반에 잽이 많이 들어갔다. 그것 때문에 엘보가 통한 것 같은데, 그게 전략이었나? 아니면 그때그때 보면서 했는가?
일단은 상대가 나보다 리치가 길었기에 잽을 많이 맞을 것이라 생각하고 전략을 세웠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오히려 상대가 가드를 바짝 올렸고, 몸도 느려 보였다. 상대의 앞손을 잡고 잽에 임팩트를 줬는데 머리에 충격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나 역시 가드를 단단히 하고 임팩트 있는 펀치를 해보자고 했는데 잘 풀렸다.
- 4승을 거뒀다. 랭킹 진입을 기대하는가? 아니면 원하는 선수가 있나?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음은 더 강한 상대나 누구든 좋으니까 싸웠으면 좋겠고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 등장 음악이 뭐였나?
더후의 울프 토템이라는 곡이다. 몽골리안 노래인데, 운동을 하면서 항상 듣는 곡이라 등장음악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