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들의 체급 전향은 드문 일이 아니다. 체중을 맞추기 어렵거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체급을 올리거나 내리곤 한다. 얼떨결에 한 체급을 올려서 출전했는데, 결과가 좋아 그 체급에 머무르는 선수도 간혹 있다.
그러나 체급을 두 번이나 옮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여성 파이터의 체급 전향은 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이유에서 브라질 출신의 여성 파이터 제시카 안드라데는 남들과 크게 비교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
안드라데는 2013년 7월 UFC에 데뷔했다. 그때만 해도 여성부에는 밴텀급 밖에 없었던 터라 UFC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밴텀급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톰급에서나 뛰어야 할 것 같은 156cm의 신장을 지닌 안드라데도 밴텀급 전선에 뛰어들었다.
2015년까지 밴텀급에서 남긴 그녀의 성적은 4승 3패. 상위권에서 경쟁하지 못했으나 불리한 체격을 가진 것을 고려하면 나름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다.
그리고 안드라데는 UFC에 스트로급이 도입된 뒤 체급을 내렸다. 한 체급도 아니고 두 체급이나 내리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신장이 작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새 체급에서 안드라데는 물 만난 고기가 된 것 같았다. 내리 3연승을 따내며 스트로급 정상을 넘봤다. 밴텀급에서 경쟁하던 그녀의 힘은 스트로급 파이터들에게 큰 위협이었다.
첫 번째 도전에선 당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전 요안나 예드제칙을 넘지 못했으나 다시 3연승을 거둔 뒤 로즈 나마유나스를 꺾고 마침내 정상에 등극했다. 체급 내 최고의 레슬러로 평가받던 클라우디아 가델라를 압도했고, 로즈 나마유나스를 슬램으로 KO시키던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집권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 방어전에서 장 웨일리에게 패하더니 나마유나스와의 2차전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안드라데는 다시 한 번 체급을 바꾸기로 했다. 자신이 스트로급에서 경쟁하던 사이 도입된 플라이급이 그 타깃이었다. 이번에도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체급 1위인 케이틀린 추카기언을 1라운드에 때려 눕혔다. 그 결과 단번에 타이틀 도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플라이급 두 번째 경기에서 그녀는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를 상대한다. 셰브첸코 역시 밴텀급에서 경쟁했었으며 플라이급이 도입되자 바로 체급을 내려 정상에 올랐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4차 방어를 완수한 그녀의 적수가 없어보였다.
안드라데가 셰브첸코의 대항마로 평가받기엔 플라이급 전적이 부족하지만, 복병의 성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강한 완력을 이용한 펀치가 위협적이고, 상대를 케이지로 압박하는 능력도 상당하다. 힘을 활용한 클린치 압박은 셰브첸코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경기에서 그녀가 승리한다면 아만다 누네스에 이어 여성부에서 두 번째 두 체급 챔피언이 된다.
한편 셰브첸코 대 안드라데의 타이틀전은 오는 25일(한국시간)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카마루 우스만 대 호르헤 마스비달의 웰터급 타이틀매치, 장 웨일리 대 로즈 나마유나스의 여성부 스트로급 타이틀매치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