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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타격과 서브미션, 디아즈의 승리 공식에 걸려든 맥그리거

 


네이트 디아즈는 UFC에서 매우 독특한 파이터로 분류된다. 펀치력이 강한 것도 아니고 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좋은 타격가로 불린다. 또 테이크다운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스탠딩을 고집하는데 KO승보다 서브미션승이 훨씬 많다. 이 모든 것의 정답은 좀비 같은 파이팅 스타일에 있다.

디아즈의 좀비 타격에 거물급 파이터가 희생됐다. 디아즈는 6일(한국시간) 열린 UFC 196에서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를 쓰러트렸다. 2라운드 4분 12초 만에 맥그리거는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 맥그리거는 특유의 타이밍과 정확성으로 유효 공격에서 앞서나갔지만, 상대는 강한 맷집을 기반으로 싸우는 좀비 파이팅의 달인 디아즈였다. 더군다나 디아즈는 자신보다 1~2체급 위의 선수였다. 같은 한 방이라도 훨씬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맥그리거의 시작은 좋았다. 초반부터 전진스텝을 밟으며 디아즈를 압박했다. 상대적으로 리치가 짧은 탓에 처음엔 펀치가 잘 닿지 않았지만, 금방 적응했는지 유효펀치를 계속해서 적중시켜나갔다. 디아즈는 1라운드 중반 커팅이 발생하는 불운까지 생겼고, 맥그리거의 압박에 뒷걸음질도 쳤다.

하지만 디아즈는 충격에서 빨리 회복했다. 2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살아난 움직임을 보여주더니 자신의 스타일대로 전진 스텝을 밟기 시작했고, 서서히 잽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슬로우스타터인 그는 이제 몸이 풀렸다는 듯 슬슬 발동을 걸었다.

그리고 2분 38초경 스트레이트펀치가 제대로 적중되며 맥그리거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때부턴 완벽한 디아즈의 페이스였다. 충격을 받은 맥그리거는 제대로 반격하지 못한 채 밀렸으며 급기야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상황을 반전시켜보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상대가 디아즈라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전개였다.

디아즈는 강한 맷집으로 상대의 펀치를 허용하면서도 결국 계속되는 펀치 연타로 충격을 입히고, 살기 위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상대에게 길로틴초크를 걸거나 그라운드에서 항복을 받아내는 운영으로 유명하다. 전형적인 그 전법에 맥그리거가 걸려든 셈이다.

맥그리거가 테이크다운을 성공한 것까진 좋았지만, 이미 충격을 적지 않게 받은 터라 큰 기대를 하긴 어려웠다. 디아즈는 길로틴 초크 동작으로 포지션을 역전시킨 뒤 톱마운트를 점유, 충격을 입은 맥그리거의 목을 조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한 디아즈는 맥그리거와 인사를 나누면서도 악동답게 기세가 등등했다.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난 놀라지 않았다 이XX들아"라고 대답했고, 인터뷰 말미에도 "내가 새로운 왕이다 이XX들아"라며 특유의 욕설을 내뱉었다.

이어 경기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늦게 발동이 걸릴 줄 알았다. 예상한대로 맥그리거가 슬리핑이나 위빙 등 숙이는 동작을 활용했는데, 거기에 맞는 스파링이 충분치 않아 초반 타격에서 밀렸다. 준비만 충분히 했으면 달랐을 것이다. 워밍업만 되면 경기 흐름이 바뀔 것을 예상했다. 내가 시작은 느려도 누구보다 빠르다"고 큰소리쳤다.

또 "KO보다 서브미션이 많은 이유는 상대들이 내 펀치에 맞아 테이크다운을 하다가 주짓수를 잘 하는 나의 서브미션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나는 복싱을 시작으로 경기를 풀어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UFC에서 첫 패를 당한 맥그리거는 "디아즈를 존중한다. 전략적으로 체력을 분배하지 못한 것 같다. 반면 디아즈는 그것을 잘 했다"며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