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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스페셜리스트' 베우둠의 마술이 빛났던 순간들

 


파브리시오 베우둠을 거론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는 '주짓수'다. 근래 들어선 주짓수 블랙벨트 보유자가 넘쳐나지만, 블랙벨트라고 다 같지 않다. 베우둠은 수많은 블랙벨트 주짓떼로 중에서도 '특급'에 해당한다.

과거 주짓수 선수로 활동할 당시 그는 세계선수권(블랙벨트 부문)과 세계 최고 권위의 그래플링 대회인 ADCC를 두 차례씩 제패한 경험이 있다. 그의 주짓수는 종합격투기에서도 단단한 기반이 됐다. 지금까지 거둔 22승 중 11승을 서브미션으로 장식했다.

베우둠은 효도르 예멜리야넨코, 알리스타 오브레임, 케인 벨라스케즈에게 항복을 받아낸 최초의 선수로 기록된다.

對 알리스타 오브레임 1차전(프라이드 무제한급 토너먼트 - 2006.05.05)
스트라이크포스에서 펼쳐진 알리스타 오브레임 대 파브리시오의 베우둠의 2차전을 뒤돌아보자. 베우둠은 계속해서 캔버스에 등을 대고 누웠지만 오브레임이 그라운드로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첫 번째 대결에서 베우둠의 주짓수에 혼쭐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브레임은 2006년 베우둠과 맞서기 전까지 거둔 23승 중 13승을 서브미션으로 따냈을 정도로 서브미션 결정력이 좋았으나 베우둠을 만나 처음으로 항복이라는 것을 해봤다. 그 패배는 아직까지 오브레임의 유일한 서브미션패로 기록된다. 피니시 기술은 기무라록이었다.

對 효도르 예멜리야넨코(스트라이크포스 34 - 2010.06.27)
이때만 해도 효도르의 패배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약 10년간 무패를 질주하며 헤비급 세계 최강자로 통했던 그였다. 그러나 그런 효도르가 베우둠의 주짓수에 덜미를 잡혔다. 자신을 너무 믿었고 베우둠의 그라운드를 쉽게 봤다. 강공을 퍼붓던 중 베우둠의 삼각조르기 덫에 걸린 효도르는 결국 연계 기술인 삼각 암바에 탭을 쳤다. 주짓수를 배울 필요가 없고, 삼보만으로도 그라운드 대비가 충분하다고 큰소리쳤던 효도르는 그렇게 무너졌다.

對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2차전(UFC on FUEL TV 10 - 2013.06.09)
순수 주짓수는 베우둠이 앞서도 종합격투기에서의 주짓수는 노게이라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종합격투기에서 주짓수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선수가 노게이라였으며, 그의 기술은 많은 선수들에게 배움의 과제가 됐었다. 또 둘은 2006년 프라이드에서 싸운 적이 있었는데, 당시 승자가 노게이라였다. 그러나 2차전 뚜껑을 열자 둘의 그라운드 실력은 차이가 있었다. 베우둠이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노게이라의 팔을 꺾었다. 노게이라는 과거 최고의 MMA 주짓떼로였지만 지금은 베우둠이 위라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對 케인 벨라스케즈(UFC 188 - 2015.06.14)
케인 벨라스케즈는 주니어 도스 산토스에게 첫 패배를 당한 뒤 더 단단해졌다. 복수에 성공하며 다시 챔피언이 되더니 3차전에서는 도스 산토스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장기집권이 전망됐다. 하지만 그는 3차 방어전 상대인 베우둠 앞에서 무기력했다. 체력 소진으로 스탠딩 싸움에서 힘들어했고, 그런 상태에서의 테이크다운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베우둠에게 큰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베우둠은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벨라스케즈의 목을 그대로 낚아챈 채 환하게 웃었다. 걸려들었다는 만족감이었다. 과거 성적부진으로 UFC에서 퇴출됐던 베우둠이 챔피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對 월트 해리스(UFC 216 - 2017.10.08)
경기가 종료되기까지 걸린 시간 1분 5초. KO승부가 아니었다. 베우둠은 월트 해리스와의 경기에서 속전속결 서브미션을 선보였다. 사실 베우둠이 패하기 어려운 경기이긴 했다. 당초 베우둠은 데릭 루이스와 대결할 예정이었으나 루이스가 경기 직전 허리 통증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그 자리를 월트 해리스가 채웠다. 상대는 컨텐더인 베우둠인데, 그는 경기를 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도 UFC에서 1분 5초 서브미션승은 아무나 가능한 게 아니다. 베우둠의 그라운드는 그만큼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