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콘딧의 목표는 언제나 세계 정상이었다. 과거 WEC에서 경쟁할 때 웰터급 챔피언에 올라 세 번의 방어전을 완수했고, UFC로 넘어온 뒤에도 체급의 대표적인 강자로 활약하며 잠정챔피언까지 경험했다.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맞섰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16년 UFC를 잠시 떠났다가 지난해 복귀를 결심하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이 운동의 방향을 새롭게 정했다. 돈과 성적보다는 배움과 즐거움에 포커스를 맞췄다. MMA가 마냥 좋아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 즐기려 한다.
생각을 전환할 만큼 충분한 경험을 했다. 2002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했으니 16년이나 경쟁했다. MMA만 41전, 킥복싱과 복싱을 포함하면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 횟수는 50회에 육박한다. WEC와 UFC의 벨트를 가졌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승패의 결과가 유독 크게 다가오는 종목인 만큼 때로는 감정에 치우치기도 한다. 지난 닐 매그니와의 대결에서 패했을 땐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었다.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다시 옥타곤에 들어선다. 콘딧은 오는 15일(한국시간) UFC on FOX 29에서 약 3년 만에 승리를 타진한다. 원래 상대였던 맷 브라운과의 맞대결 기대감이 컸던 만큼 그의 부상 하차가 크게 아쉽지만 상대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웃으며 다시 걸을 수 있는 것에 행복하다. 33살인 카를로스 콘딧은 싸우고 싶을 뿐이다.
상대는 브라질리언 카우보이 알렉스 올리베이라다. 2015년 UFC에 입성해 7승 3패 1무효를 기록 중이다. 화끈한 경기를 선호해 그가 포함된 경기는 승패에 관계없이 판정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올리베이라는 위험하다"는 콘딧은 "그는 소란꾼이고 어떤 면에서는 브라운보다 더 위협적이다. 또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감정이 잘 폭발한다. 브라운보다 기술의 깊이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동물이다"고 평가했다.
둘 모두 정면대결을 빼지 않아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올리베이라가 화끈한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사실 콘딧은 더하다. 30승 중 28승을 KO나 서브미션으로 장식했다. 피니시율이 무려 93% 이른다.
한편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더스틴 포이리에 대 저스틴 게이치의 라이트급매치다. 두 선수 모두 UFC의 대표적인 명승부 제조기인 만큼 올해의 경기를 합작할 것으로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메인이벤트와 코메인이벤트, 두 경기 모두 폭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