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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지리의 꾸준한 행보, UFC에서 결실 맺나

 


일본을 대표하는 경량급 파이터 카와지리 타츠야는 좋은 가량을 갖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자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과거 프라이드 시절엔 최강자인 고미 타카노리의 그늘에 가려져있었고, 드림에서는 아오키 신야에게 밀렸다. 이후 스트라이크포스 타이틀에도 도전했지만 이번엔 길버트 멜렌데즈라는 강자의 벽을 넘는 데에 실패했다. 물론 과거 슈토라는 단체의 정상에 오르긴 했으나 슈토를 세계적인 메이저 단체로 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카와지리 같이 오래 가는 선수도 드물다. 단순히 선수로 오래 활동하는 것이 아닌, 강자로 오랜 시간 활동하는 것이 대단하다. 메이저 단체의 벨트를 거머쥐진 못했지만 10년 이상 세계적인 파이터로 활동해온 인물이 바로 카와지리다. 고미 타카노리, 요아킴 한센, 우노 카오루, 비토 히베이로 등 하락세를 걷거나 은퇴한 과거의 라이벌들의 행보와 확실히 비교된다.

2000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카와지리는 2002년 슈토 신인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2년 뒤인 2004년 슈토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2005년엔 당시 인기가 가장 높았던 프라이드에 데뷔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했으며, 프라이드가 도산한 뒤엔 후속 단체인 드림에 몸담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리고 2014년엔 종합격투기의 독보적인 단체인 UFC에 진출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UFC에 진출할 경우 가장 경쟁력 있는 동양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였지만 30대 중반이 넘어선 2014년엔 달랐다. 더군다나 최근 2~3년 사이 옥타곤에 강자들이 대거 모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대로 치열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뛰어난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현재 카와지리는 UFC에서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2014년 1월 데뷔전에서 션 소리아노를 꺾은 뒤 클레이 구이다에게 패했다. 이후 데니스 시버와 제이슨 나이트를 누르며 다시 도약 중에 있다. 이정도면 크게 인상적인 것도 아니고 부진한 것도 아닌 양호한 편이다. 페더급 공식 랭킹은 12위.

과거 장기간 세계 톱 10 내에서 활동할 때와 비교하면 내려간 위치다. UFC에 세계적인 강자들 대부분이 몰리면서 UFC의 체급 순위가 곧 세계적인 순위로 되어버린 것이 컸다. 즉 UFC가 독보적인 단체로 성장한 것은 타 단체에서의 실적으로 세계 랭킹에 어필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초래했다. 카와지리 역시 그런 상황에 의해 순위가 떨어진 경우로, 부진해서 밀려난 것이 아니다.

큰 관점에서 볼 때 다른 강자들의 출현으로 위치가 조금 내려갔을 뿐 여전히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다. 35승 8패 2무라는 많은 전적을 쌓는 동안 연패는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던 카와지리였다.

카와지리는 현재 그런 변화된 상황과 맞서고 있다. 세계적인 강자가 모조리 모인 UFC에서 정면으로 경쟁하며 톱10 진입을 타진한다. 한 울타리 내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통해 순위가 가려진다는 점에서 과거의 세계랭킹보다 무게가 실리며, UFC 톱10은 세계적인 강자로 선수로 불리기에 무리 없는 실적이다.

그런 면에서 다가오는 데니스 버뮤데즈와의 대결은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12위인 카와지리 입장에서 8위 버뮤데즈와의 대결은 톱10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 같은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버뮤데즈는 최근 2연패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 카와지리로선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반면 패한다면 타격이 크다. 버뮤데즈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클레이 구이다에게 이미 패한 적이 있는 만큼 패할 경우 현재의 순위가 한계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이기고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1978년생, 한국 나이로 마흔을 앞두고 있는 카와지리의 마지막 경쟁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