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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s

랭커를 원하는 박준용

‘아이언 터틀’ 박준용(33)이 한국계 브래드 타바레스(36∙미국)를 꺾고 흥겨운 봉산탈춤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UFC 미들급(83.9kg) 박준용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로이발 vs 타이라’ 코메인 이벤트에서 타바레스에 스플릿 판정승(29-28, 29-28, 28-29)을 거뒀다.

게임플랜이 완벽히 먹혀 들었다. 박준용은 UFC 미들급 최다경기(25) 기록을 가진 베테랑 타바레스에게 거친 압박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1라운드 초반부터 전진 압박하다 원투 펀치에 맞아 균형을 잃고 녹다운 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라운드부터 우위를 가져갔다.

잽과 카프킥으로 점점 타격전에서 앞서나갔다. 강력한 보디숏으로 복부에 큰 대미지를 입혔고, 테이크다운도 성공했다. 3라운드에는 초반부터 난타전으로 강하게 밀어붙여 케이지에서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이후 경기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에서 컨트롤하며 승기를 굳혔다.

스플릿 판정에 잠시 긴장했던 박준용은 승리 확정 후 봉산탈출을 추며 크게 기뻐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게임플랜대로 잘 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타바레스가 확실히 여우다. 영리하게 잘했다”며 상대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심리전도 한몫했다. 박준용은 타바레스의 공격에 맞으면 별거 아니라는 듯이 손가락을 저었다. 그는 “감독님이 시합 들어가기 전에 타바레스는 영리하니까 밀린다 싶으면 웃거나, 별거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니까 타바레스가 더 공격을 안 하더라. 심리전이 먹히는 거 같아 계속 심리전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UFC 최고 베테랑을 꺾고 실력을 입증한 박준용은 다음 상대에 대해 “톱15 랭커 붙여주면 감사하고, 아니면 돈 되는 선수 붙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UFC의 오퍼를 기다리며 일단 오늘밤은 “삼겹살에 김치를 구워먹으며” 즐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박준용은 UFC 8승 3패(통산 18승 6패)를 기록하게 됐다. 박준용이 목표로 하는 한국 UFC 최다승(13)까지는 5승, 최다 출전(18)까지는 7경기가 남았다. 현재 이 기록들은 박준용이 존경하는 선배 ‘스턴건’ 김동현(42)이 보유하고 있다.

조선 하와이 이주민의 후예 타바레스는 이날 UFC 미들급 최다출전(25),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을 경신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메인 이벤트에선 타이라 타츠로(24∙일본)의 아시아 남성 최초 UFC 랭킹 1위 등극이 무산됐다.

타이라는 접전 끝에 UFC 플라이급(56.7kg) 랭킹 1위 브랜든 로이발(32∙미국)에게 스플릿 판정패(47-48, 48-47, 47-48)했다.

타격에선 로이발 우위, 그래플링에선 타이라 우위였다. 로이발은 긴 리치(173cm)를 활용한 복싱으로 타이라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타이라는 로이발의 펀치 세례를 맞고도 전진해 테이크다운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승부는 5라운드에 갈렸다. 로이발이 1, 3라운드를 타격으로 가져갔고, 타이라가 2, 4라운드를 그래플링으로 가져가 동점인 상황이었다. 타이라는 적극적으로 압박해 로이발을 테이크다운했다. 하지만 로이발이 길로틴을 걸어 포지션을 뒤집어 역으로 컨트롤하며 승기를 굳혔다.

랭킹 1위의 꿈이 좌절된 타이라는 뒤돌아 눈물을 흘렸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타이라와 같이 훈련한 바 있는 로이발은 곧바로 패자에게 가 위로했다.

로이발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이라를 갖고 놀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접전이 될 거라곤 생각조차 못했다. 1라운드에 피니시할 거라고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타이라는 넌 진짜 남자다. 넌 언젠가 챔피언이 될 거고, 그때 내가 돕겠다”고 우정의 말을 건넸다.

전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와 5위 타이라를 제압한 로이발은 타이틀샷을 요구했다. UFC 플라이급 챔피언 알레샨드리 판토자(34∙브라질)는 오는 12월 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310: 무하마드 vs 라흐모노프 코메인 이벤트에서 아사쿠라 카이(30∙일본)를 상대로 방어전을 치른다.

이에 로이발은 “(UFC 310 타이틀전) 백업 역할을 하겠다. 만약 아사쿠라 카이가 이기면 일본으로 가서 그와 싸우겠다. 판토자가 이기면 브라질로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