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급에서 경쟁하는 라파엘 피지에프는 UFC에 진출하기 전부터 국내 팬들에게 제법 알려진 파이터였다.
카자흐스탄 출신인 그는 UFC에 진출하기 전 아시아에서 활동했었다. 모국인 카자흐스탄과 중국, 키르기스스탄, 태국 등에서 경기를 뛰었다.
2017년 한국에서도 두 차례 경기를 가진 바 있다. ROAD FC라는 한국 MMA 단체에서 그는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당시 기대를 모으던 김승연과 난딘 에르딘을 1라운드에 KO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2019년 마침내 UFC 진출이라는 1차적인 꿈을 이뤄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입식타격 분야에서도 활동 했었는데,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매트릭스 무빙'에 UFC 관계자들이 감탄했다는 후문이 있다.
상대의 하이킥에 순간적으로 회피 반응하는 움직임으로, 상체를 뒤로 꺾어 피해내는 움직임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동작 하나에 그의 반사신경과 운동능력 등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
피지에프의 UFC 진출은 국내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모든 게 순탄하진 않았다. 그는 2019년 4월 UFC 데뷔전에서 마고메드 무스타파에프를 맞아 1라운드 1분 26초 만에 무너졌다. MMA에서의 첫 패배였다. 역시 UFC의 벽은 높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하지만 아픔도 잠시, 옥타곤에서 그는 단연 눈에 띄는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6개월 뒤 알렉스 화이트를 꺾고 첫 승을 거두더니 5연승을 질주했다. 그 과정에서 헤나토 모이카노, 바비 그린, 브래드 리델 등 만만치 않은 파이터들을 무너트렸다.
현재 랭킹은 10위다. 본격적으로 톱10에서 경쟁할 만한 여건을 갖춰 놓은 셈이다.
눈에 띄는 성과를 내다보니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이번 주말 UFC VEGAS 58에서 전 챔피언이자 랭킹 7위인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 맞붙는다. 이기면 톱10 내에서 보다 안정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도스 안요스는 UFC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2008년 UFC에 입성해 라이트급과 웰터급을 오가며 지금까지 31경기(20승 11패)를 소화했으며 2015년엔 앤서니 페티스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한동안 웰터급에서 뛰던 그는 2020년 라이트급으로 복귀해 폴 펠더와 헤나토 모이카노를 이겼다.
한편 UFC VEGAS 58은 오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열린다. 도스 안요스 대 피지에프의 라이트급 경기가 대회의 메인이벤트를 장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