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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라울러 공식 은퇴

UFC 웰터급 전 챔피언 로비 라울러가 정들었던 옥타곤을 떠난다.

라울러는 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90에서 니코 프라이스를 꺾은 뒤 은퇴를 선언했다.

2001년 프로 MMA에 데뷔한 라울러는 2002년 UFC에 데뷔해 200년까지 4승 3패를 기록한 뒤 한동안 타 단체에서 경쟁했지만 UFC와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UFC의 스트라이크포스 인수로 라울러는 다시 옥타곤에 입성할 수 있었다.

로비 라울러는 조금 특이한 파이터로 기억된다. 보통 챔피언에 오를 만한 선수들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 재능을 인정받고 꾸준히 성장하다가 정상을 밟는 편인데, 라울러는 한계라는 평가를 받았던 커리어의 중반을 넘긴 시점에 갑자기 성장한 경우다.

좋은 파이터였지만, 특별하거나 대단한 파이터는 아니었다. 그것이 라울러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2위권 단체였던 스트라이크포스에서 그가 가진 경쟁력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가 스트라이크포스에서 4년간 남긴 총 전적은 4승 5패. 전적이 좋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강호들과 맞서 모조리 패한 것이다. 당시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의 강호로 불린 제이크 쉴즈, 헤나토 소브랄, 호나우도 소우자, 팀 케네디, 로렌즈 라킨을 넘지 못했다. 

미들급에서 경쟁하던 라울러는 UFC에 복귀하면서 웰터급으로 체급을 내렸다. 경쟁력이 조금 높아지긴 하겠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는 게 보통의 생각이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라울러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기대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라울러는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낸다. 프로로 10년 이상 경쟁하며 경쟁력이 다 드러난 것으로 보였던 그가 전혀 다른 파이터로 거듭난 것이다.   

UFC 복귀전에서 라울러는 조쉬 코스첵을 1라운드에 쓰러트리더니 내리 3승을 거두고 타이틀에 도전했다. 엄청난 접전 끝에 조니 헨드릭스에게 판정패했지만 2승 뒤 다시 헨드릭스와 맞붙어 끝내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1차 방어전 상대였던 로리 맥도날드와의 대결은 희대의 명승부로 회자되며, 2016년에는 카를로스 콘딧을 꺾고 2차 방어까지 완수했다. 그 결과 라울러는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UFC 올해의 파이터에 뽑히는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2016년 타이론 우들리에게 패하묘 타이틀을 잃었다.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오늘 마지막 경기에선 38초 KO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그가 21년 커리어에 남긴 통산 전적은 30승 16패 1무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