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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지 vs. 누네스 밴텀급 타이틀전 분석

 

론다 로우지가 옥타곤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인상은 혼란스러움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최초의 1패, 2015년 11월 UFC 193 대회에서 홀리 홈에게 당한 KO패는 로우지에게 충격과 혼란으로 다가왔다. 한 번의 왼쪽 하이킥으로 인해 로우지는 타이틀을 잃었으며 무결점의 기록에도 흠집이 나고 말았다.

로우지의 패배 이후로 종합격투기계 자체가 무기력해진 듯 했다.

지난 2월 엘런 디제네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론다 로우지는 “첫 공방에서 타격을 허용했고 선 상태에서 맞고 쓰러져버렸다”라고 밝혔다.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마치 앞을 보이지 않는 듯 느껴졌다. 보이긴 했지만 내 얼굴에서 내 손이 얼마나 떨어져있고, 나와 홀리 홈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앞 뒤 재지 않고 주먹을 휘둘렀다. 홀리 홈과 경기를 치른 건 알겠는데 경기의 대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론다 로우지가 빠진 밴텀급은 어딘가 모자란 느낌이었다. 

하지만 로우지의 복귀전이 공식발표되면서 밴텀급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졌다. 타이틀 탈환을 노리는 로우지는 12월 30일 라스베이거스 UFC 207 대회에 출전해 밴텀급 챔피언 아만다 누네스에게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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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지가 밴텀급에서 이룩한 업적을 돌아보자. 로우지는 3년 간 체급을 지배하며 도전자를 격파했었다. 로우지가 홀리 홈에게 패한 후 밴텀급 타이틀의 주인이 바뀌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로우지가 종합격투기에 남긴 업적의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로우지 이후로 3명의 선수가 챔피언으로 등극했으나 그 어떤 선수도 1차 방어에 성공하지 못했다.

로우지는 UFC 193 대회에서 패하기 전까지 타이틀을 여섯 차례 방어해냈다. UFC 여성 선수 중 최강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타이틀을 유지했던 선수는 로우지라는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이제 로우지가 옥타곤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역경이 로우지를 기다리고 있다. UFC 200 대회에서 누네스는 위력적인 타격을 선보이며 미샤 테이트를 무자비하게 제압했다. 로우지를 KO시켰던 홀리 홈을 조르기로 기절시켰던 그 선수, 미샤 테이트를 말이다.

Nunes (yellow shorts) unloads on Tate (black shorts) in the main event of UFC 200. Nunes won the UFC women's bantamweight title and now makes first defense against Ronda Rousey.하지만 누네스의 약점은 경기 후반까지 싸울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번의 역전 KO패를 통해 이 약점이 드러났다. 2014년 누네스는 캣 징가노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징가노가 경기 흐름을 바꾼 후 레슬링을 앞세워 3라운드에 결국 TKO로 승리를 거뒀다. 

누네스도 뛰어난 그라운드 실력을 지니고 있다. 플로리다 주 코코넛 크릭에 위치한 아메리칸 탑 팀 소속의 주짓수 블랙벨트다. 누네스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매일 함께 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다. UFC에서 단연코 최고의 유도 실력을 자랑하는 로우지라도, 경기를 그라운드로 끌고 간다면 누네스라는 그라운드 실력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열린 팬과의 질의응답 코너에 참석한 누네스는 “종합격투기를 시작하면서 주짓수도 수련해왔다. 주짓수와 유도는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종류의 유도 메치기에 대한 방어법을 잘 알고 있다. 어떻게 엉덩이를 움직여서 힘을 내는지 잘 알고 있다. 만약 로우지가 옥타곤으로 돌아오더라도 나는 벨트를 지켜낼 것이다”

유도 메치기 방어도 대단한 능력임에는 틀림없지만, 로우지의 메치기를 막아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로우지의 타격 실력은 과거 수 차례 프로 복싱에서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홀리 홈과의 경기를 통해 이미 완전히 노출된 상태다. 홀리 홈과의 경기가 끝난 후, 로우지의 소속팀은 로우지가 사용한 전략이 적절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리치가 더 길고 강력한 발차기와 뛰어난 카운터 펀치를 보유한 홀리 홈을 상대로 로우지는 공격적으로 밀고 들어가는 전략을 취했다.

이번 상대 누네스는 로우지 자신보다 더욱 공격적 스타일의 선수다. 현 챔피언 누네스는 강력한 타격을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대전상대를 몰아붙이곤 한다. 로우지에겐 오히려 상대하기 쉬운 스타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그라운드 상황으로 가는 순간이야말로 양 선수의 복잡한 수싸움이 시작되는 시기다.


놓칠 수 없는 매력의 이번 경기는 종합격투기 역대 최고 스타 파이터의 복귀전이다.
로우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난을 겪으며 강해지는 시기를 경험한다. 내가 그런 모범을 보여야 했던 것 같다. 그게 내 운명일지도 모른다”라고 로우지는 말했다. “아직 패하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패했다고 생각하는 건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삶에 있어 패배를 경험한다. 하지만 나는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 방향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