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료토 마치다의 특별한 넉아웃

 


료토 마치다의 타격은 보통 선수들의 것과 다르다. 공격 횟수가 많지 않은 가운데 한 방으로 상대를 쓰러트리는 게 매력이다. MMA가 군대라고 한다면 마치다는 저격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마치다는 UFC에서 6번의 KO승을 거뒀는데, 어느 것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가 옥타곤에서 따낸 6번의 KO승을 되짚어본다.

對 티아고 실바(UFC 94 - 2009.02.01)
나란히 13승 무패를 기록 중인 라이트헤비급 최고 신성간의 맞대결로, 당시 실바는 마치다에게도 만만치 않은 존재로 평가됐다. UFC에서 5연승을 거둔 마치다와 4연승을 거둔 실바의 대결, 이 완벽한 대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했다. 웃은 쪽은 마치다였다. 마치다는 실바의 테이크다운을 방어해낸 뒤 변칙적인 테이크다운에 이은 펀치 한 방으로, 1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넘어지자마자 시도한 빠르고 정확한 파운딩이 일품이었다. 실력은 좋지만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들은 마치다의 첫 KO승이었다.

對 라샤드 에반스(UFC 98 - 2009.05.24)
마치다의 인생 경기가 아닐까. 타격이 가장 빛났고, UFC 챔피언 벨트를 안겨준 만큼 의미가 남다른 승리였다. 마치다는 아웃파이팅에 능하고 레슬링 실력이 뛰어나 상대하기 까다로웠던 챔피언 라샤드 에반스를 완벽히 제압했다. 원거리에서 공략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에반스는 경기 전 자신 역시 무패라며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너무나 인상적인 모습으로 벨트를 빼앗겼다. 에반스의 유일한 KO패이자 가장 치욕적인 패배. 이 패배는 에반스를 늘 따라다니며 두고두고 괴롭히고 있다. KO된 순간을 흉내 낸 선수도 있었다.

對 랜디 커투어(UFC 129 - 2011.05.01)
"종합격투기의 공식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경기를 중계했던 해설위원의 멘트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이야 프론트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나, 이때만 해도 프론트킥은 MMA에 필요 없는 공격으로 간주됐었다. 상대에게 큰 충격을 입히기 어렵고, 테이크다운을 당할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앤더슨 실바가 비토 벨포트를 상대로 프론트킥 KO승을 선보이더니 동료인 마치다는 보다 고차원적인 프론트킥으로 랜디 커투어를 쓰러트렸다. 제자리에서 시도한 실바와 달리 마치다는 2단 점프를 활용했다. 이 경기 이후 프론트킥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크게 늘어났다.

對 라이언 베이더(UFC on FOX 4 - 2012.08.05)
마치다의 타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카운터. 타이밍 자체도 좋지만 그에겐 상대를 들어오도록 유인하는 능력이 있다. 마치다는 자신을 향해 호기 있게 다가오는 베이더의 안면에 완벽한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작렬시켰다. 공수도의 정권지르기 느낌이 풍기는 특이한 카운터펀치였는데, 타이밍이 완벽했다. 마치다와 1라운드를 싸운 뒤 2라운드에 타격에 욕심을 낸 베이더의 선택은 큰 화를 부르고 말았다.

對 마크 무뇨즈(UFN 30 - 2013.10.27)
한 방이면 충분했다. 마치다는 많은 공격을 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펀치를 뻗지도, 상대를 견제하는 로킥도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시도한 한 번의 공격으로 경기를 끝냈다. 원거리에서 터진 마치다의 왼발 하이킥에 무뇨즈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쓰러진 상대에게 다가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마치다의 미들급 데뷔전, 이보다 화려할 수 없었다.

對 CB 달러웨이(UFN 58 - 2014.12.21)
무뇨즈와의 경기와 흡사했다. 다른 점이라면 경기가 더 빨리 끝났고, 피니시 공격이 하이킥이 아닌 미들킥이었다는 것이다. 거리를 잡으며 기회를 노리다가 제대로 노린 왼발 미들킥. 옆구리를 가격 당한 달러웨이는 갑자기 몸을 웅크리며 고통스러워했다. 경기는 이후 후속 펀치 러시에 의해 끝났지만, 사실상 미들킥이 들어가는 순간 더 이상은 의미가 없었다. 1라운드 1분 2초, 마치다의 MMA 커리어에서 결과와 상관없이 가장 빨리 끝난 경기로 기록된다. 마치다는 이 승리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