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맥켄지 던의 UFC 정착

같은 격투스포츠라고 해도 다른 종목에서의 화려한 커리어가 MMA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세계 정상급의 킥복서 혹은 올림픽에 출전했던 정상급 그래플러라고 하더라도 MMA에 완벽히 적응을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그만큼 MMA는 다른 격투스포츠에 비해 훨씬 복합적이고 광범위하다. 그래서 전혀 다른 종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니엘 코미어처럼 성공한 경우도 있는 반면 이름값에 상처만 생기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비교를 하자면 타격계보다 레슬링이나 주짓수 등 그래플링계 출신들이 MMA에 적응을 더 잘하는 편이다. 타격은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일정 수준까진 올라올 수 있는 반면 그래플링은 넓고 깊은 바다 같으며 '경기의 지배'라는 게 중요해진 현대 MMA에서 중요도가 크다.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남성들과 달리 세계적인 여성 주짓수 파이터는 보기 어려웠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은 있지만 종합격투기에 쉽게 뛰어들지 않았다. MMA가 훨씬 더 거친 스포츠다보니 여성들로선 과감히 도전하기에 부담이 따를 만하다. 주짓수에서 쌓은 명성을 MMA에서 잃을까 우려될 여지도 있다. 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밴텀급 전 챔피언 론다 로우지와 레슬링 은메달리스트 사라 맥맨이 대표적이었다.

그런 이유에서 세계적인 여성 주짓떼로 맥켄지 던의 도전은 특별하다. 던은 2016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2018년 5승 무패의 전적으로 UFC에서 입성해 옥타곤에서 꾸준히 경쟁하고 있다. 

그녀의 주짓수 커리어는 화려하다. 세계 3대 메이저 주짓수 대회 블랙벨트 부문에서 총 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 2회 우승, 팬암선수권 2회 우승, 아부다비 월드 프로페셔널 선수권 3회 우승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2016년 아부다비 월드 프로페셔널 선수권 당시 유력한 앱솔루트 우승 후보인 가비 가르시아를 결승에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15년엔 세계 최고의 그래플링 이벤트인 ADCC의 정상에 올랐고, 세계노기선수권에서도 두 차례 우승하는 등 도복을 착용하지 않는 경기에도 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의 시상대에 오른 입상 횟수는 무려 19회에 이른다. 그녀의 남편 역시 세계적인 주짓수 선수로 활약하다 MMA에서 뛰고 있는 어구스토 '탄퀸뇨' 멘데스다.

던은 주짓수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그래플링 실력으로 그라운드 포지션 장악과 피니시 기술에 능하다. 커리어에서 거둔 12승 중 7승을 서브미션으로 장식했다. 최근엔 암바와 니바 같은 관절기 공격의 피니시를 선보였다.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이 인상적이다. 던은 2019년 첫 패배 뒤 현재 4연승 중이며, 현재 랭킹은 5위다. 4연승을 하다가 지난해 말 마리나 로드리게스에게 판정패했으나 올해 곧바로 티샤 토레스에게 승리했다. 

그녀는 다음 주말 올해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10월 2일(한국시간) 열리는 UFC FIGHT NIGHT 베가스 이벤트에서 5위 옌 샤오난과 맞선다. 승리할 경우 타이틀에 다가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상대인 샤오난은 6연승을 하다 최근 2연패로 주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