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승이라도 어떤 선수를 상대로 거두었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가령 챔피언이 랭킹에도 없는 선수를 이겼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흔히 말하는 '이겨도 본전'에 해당하는 경기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와의 대결은 큰 기회로 다가온다. 현재의 위치와 상관없이 상위 랭커를 이긴다면, 상대가 가지고 있는 입지를 상당 부분 꿰찰 수 있다. 선수들은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만 도발하는데, 이것이 그 이유다. 하위 랭커와의 대결을 원하는 선수는 없다.
UFC 웰터급의 콜비 코빙턴은 그런 기회를 제대로 활용한 선수다. 기대주인 것은 맞지만, 당초 그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랭킹에 없던 선수였다. 마니아들 외엔 이름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았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그러나 코빙턴은 6월 17일 싱가포르에서 랭킹 7위 김동현을 이기고 단숨에 톱10에 입성했다. 김동현에게 거둔 1승은 그가 이전에 옥타곤에서 따낸 여섯 번의 승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컸다. 현재 웰터급 7위에 올라있다.
UFC는 보통 위치가 비슷한 선수끼리의 대전을 추구한다. 따라서 코빙턴이 김동현을 맞은 것은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런데 그에게 또 다시 큰 기회가 다가왔다. 이번엔 랭킹 3위 데미안 마이아와 격돌한다. 김동현과의 경기 전부터 데미안 마이아를 노렸었는데, 결국 자신이 바라던 바를 이뤘다.
마이아 대 코빙턴의 경기는 오는 29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119의 코메인이벤트로 치러진다.
코빙턴이 다시 한 번 대박을 터트린다면, 타이틀 도전 후보자가 된다. 랭킹 7위에서 3위를 이긴 만큼 충분한 명분이 선다. 최상위 컨텐더인 로비 라울러, 스티븐 톰슨과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서는 셈이다. 불과 2승으로 타이틀을 넘볼 수 있는 기회다.
지난 경기에서 김동현을 정면 그래플링으로 누르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했다. 경기를 5일 앞둔 현재 -137을 나타내 +115의 마이아를 상대로 탑독을 점하고 있다. 마이아는 7월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에게 패한 뒤 이번이 복귀전이다.
한편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료토 마치다 대 데릭 브런슨의 미들급매치다. 마치다는 2015년 6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경기다. 상승세를 타다가 주춤했던 브런슨은 지난 경기에서 댄 켈리를 꺾은데 이어 마치다마저 넘어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