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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2인자? 4전5기 결실? 베나비데즈 사생결단

플라이급의 조셉 베나비데즈는 데이브손 피게이레도와의 지난 대결에서 그토록 바라던 챔피언 등극의 결실을 맺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또 외면했다. 피게이레도에게 2라운드 TKO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누구나 겪는 패배라지만 베나비데즈로선 크게 좌절할 만했다. 그는 WEC 시절 도미닉 크루즈, UFC에서는 드미트리우스 존슨이라는 두 막강한 챔피언의 그늘에 가려 항상 2인자에 머물렀고, 두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다시 정상을 노렸으나 실패의 현실을 맞이한 것이다. 

패배 직후 베나비데즈는 "현실이 아닌 것만 같다. 솔직히 어떤 끔찍한 악몽에 빠진 기분이다. 인생은 원래 이렇게 고달픈 것"이라며 침울해 했으나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길쭉한 담배처럼 먼 길을 왔다. 버지니아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냥 계속 간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피게이레도와의 타이틀전이 곧바로 다시 성사된 것이다. 두 선수의 지난 1차전은 플라이급 타이틀 결정전으로 계획됐으나 피게이레도가 계체에 실패하면서 반쪽자리 결정전으로 진행됐다. 베나비데즈에겐 타이틀전이 유효한 반면 상대인 피게이레도의 경우 결과와 상관없이 타이틀을 가지지 못하는 조건 하에 경기가 진행됐다. 

패배라는 결과는 언제나 쓰라리지만, 베나비데즈로선 그런 과정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벨트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사생결단(死生決斷)이라는 고사성어가 딱 어울리는 경기다. 만약 이번에 또 지면 만년 2인자가 되어 '불운의 아이콘'으로 굳어지고 타이틀에 다시 도전할 기회를 잡기도 어려워진다. 그러나 반대로 이기면 이보다 감격스러울 수 없는 가장 극적인 드라마가 완성된다. 실패 경험이 많을수록 성공의 기쁨 또한 큰 법이다. 

피게이레도는 베나비데즈에게 승리하며 자신감이라는 큰 무기를 얻었다. 계체에 실패해 비난을 받았을지언정 다시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는 승리한 뒤 "1위 컨텐더를 이긴 내가 챔피언이다. 오늘은 벨트를 가지지 못했으니 타이틀을 걸고 다시 싸울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 난 벨트를 원하고 싸우고 싶을 뿐이다"고 큰소리쳤다.

베나비데즈는 WEC 시절부터 지금까지 총 네 번의 타이틀전을 치렀으며, 때마다 상대가 벨트를 두르고 기뻐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는 4전 5기에서 주인공이 되어 웃을 수 있을까. 이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