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선수가 경기 전 서로를 향해 아무리 으르렁거리고 도발의 수위를 높여도 막상 맞붙고 나면 그런 감정이 누그러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싸우고 나면 서로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고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주말 UFC 272에 출전하는 호르헤 마스비달은 경기가 어떤 결과로 마무리되든 콜비 코빙턴과 다시 맞붙지 않을 것이며,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둘 사이에는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다.
마스비달은 3일(한국시간) 열린 UFC 272 기자회견에서 "코빙턴은 결코 악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도 나와 가까워지려 하지 않았다. 그가 내 아이들에 대해서도 말을 했기 때문에 다시 싸울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둘은 원래 아메리칸탑팀이라는 명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8년간 가장 친한 친구로서 형제처럼 지냈다. 마스비달은 코빙턴이 복싱 코치에게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코빙턴은 그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결국 코빙턴이 2019년 팀을 떠나면서 둘은 가장 큰 원한을 가진 적이 됐다.
마스비달이 코빙턴과의 관계 개선에 마음을 접은 이유는 자신에게 소중한 개인적인 부분까지 건드렸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은 PPV 판매 영업을 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가지 않는다. 이전에도 그는 카마루 우스만의 부친과 모친까지 언급하며 도발한 바 있다. 그리고서는 '이건 비즈니스일 뿐이며 단지 PPV를 팔기 위함이다. 사랑한다 형제여'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가 얼마나 겁쟁이인지, 얼마나 뱀 같은 인간인지 보여준다. 그는 무슨 말이든 한다. 그리고 그에게 빛이 비치고 사람이 될 때 자기가 할 일을 한다"고 일갈했다.
또 "나는 그를 어떤 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존경할 수 없다. 벤 아스크렌과 비슷하다. 난 그에 대해 관심이 없다. 아스크렌이 내게 무슨 말을 한다면 싸우든, 안 싸우든 상관없다. 그가 쿨하면 나도 쿨하다. 그러나 코빙턴은 내 종교와 아이들을 들먹였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는 한 항상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스비달은 가급적 폭력적인 모습으로 코빙턴을 꺾기 원하는 만큼 같이 케이지에 들어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코빙턴을 꺾는다고 해도 그것이 자신에게 좋은 성과라고 생각할 수 없다.
"승리하면 내 랭킹이 1위로 올라갈 것이고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분명히 플러스 되는 부분이다"는 마스비달은 "하지만 훌륭한 파이터를 이기지 않은 이상 난 손주들에게 이 녀석에 대해 말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일이겠지만 싫어하는 녀석을 때렸을 뿐이다. 내 성과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스타일과 싸우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토요일 밤에 오면 쉬워 보이도록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