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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로우지 천하…복서 홀리 홈, UFC 정복하다

 


 
15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193, 이번 대회는 2015년 최대 이변이 발생한 이벤트로 기억될 전망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주인공은 홀림 홈, 이변의 희생양은 다름 아닌 여성 격투황제 론다 로우지였다.

UFC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매치로 치러진 이번 경기에서 로우지는 홈에게 2라운드 59초 만에 KO패했다. 6차 방어의 금자탑을 쌓으며 독주체제 굳히기로 들어가는 듯 했던 로우지의 천하가 약 2년 반 만에 무너졌다.

감정이 앞서 냉정하지 못했던 로우지 특유의 운영이 화를 불렀다. 로우지는 1라운드 공이 울릴 때부터 마치 싸움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과감히 전진했지만, 홈에게 카운터펀치를 허용하고 의도한 만큼 통하지 않는 등 이변의 기운이 감지됐다.

로우지는 이전 경기에서 베시 코헤이아를 이 같은 전략으로 쓰러트렸지만, 이번 상대인 홀리 홈은 달랐다. 과감한 스탠딩 타격으로 쉽게 쓰러트릴 만한 파이터가 아니었다. 홈은 세계적인 복서 출신으로 WBC와 WBA 타이틀을 포함해 세 체급에서 16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경험이 있는 복서다. 그런 홈을 상대로 벌인 로우지의 과감한 펀치 러시는 결과적으로 무모한 선택이 돼버렸다.

홈은 로우지의 전략을 예상하고, 백스텝을 활용한 아웃파이팅으로 임했다. 기습적인 전진 펀치와 카운터펀치를 적중시키는 등 경기를 효과적으로 전개했고, 특히 1라운드 중반 메치기에 이은 암바 공격을 방어한 뒤부터 스트레이트 펀치를 몇 차례 적중시키며 앞서나갔다. 홈의 펀치에 마우스피스가 빠질 정도로 로우지는 큰 충격을 입은 모습이었다.

1라운드에서 예상 외의 일격을 당한 로우지는 2라운드 들어서도 과감한 경기 운영을 택했다. 그러나 뭔가에 쫓기는 것 마냥 급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 1라운드와 다르지 않은 운영은 오히려 홈에게 기회를 제공한 격이 돼버렸다. 일류 복서인 홈은 로우지가 1라운드처럼 단순하게 전진해오길 바랐을 것이다. 로우지 입장에선 2라운드 때 전략의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 패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승부는 50초경 급격히 기울었다. 홈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로우지에게 왼손 카운터펀치를 적중시키며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 이어 큰 충격을 받고 무방비 상태가 된 로우지를 왼발 하이킥으로 실신시키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로우지가 쓰러져있는 장면은 믿기 힘들었지만,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었다.

이로서 로우지는 자신의 커리어 사상 첫 패를 기록하게 됐다. 무엇보다 경기의 무게감이 컸고 판정패가 아닌 완벽한 KO패였던 만큼 타격은 크다. 반면 홈은 복싱에 이어 종합격투기마저 평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홈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10승 무패가 됐다. 경기 전 재능이 떨어지고, 타이틀에 도전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말도 들었지만 이날 경기력으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말끔히 털어냈다.

여성부 스트로급 타이틀매치에선 예상대로 요안나 예드제칙이 승리하며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요안나는 시종일관 안면과 다리 공격의 유효 공격 성공 횟수에서 앞서나가며 무난히 판정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도전자인 발레리 레투르노는 만만한 파이터가 아니었다. 타격을 허용하면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맷집과 근성을 보여줬다. 때로는 위협적인 공격도 과시했다.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기세에서는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많은 관심을 모은 마크 헌트 대 안토니오 실바의 대결은 치열했던 1차전과 달리 헌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이날 헌트는 실바를 1라운드 1분 19초 만에 쓰러트렸다. 둘은 약 2년 전 대회에서 5라운드 동안 사투를 벌여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그 대결은 2013년 최고의 명승부로 회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