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년 출전 정지라는 유례없는 중징계를 받으며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처했던 닉 디아즈의 징계가 상당 부분 감면됐다.
네바다주체육위원회(이하 NAC)는 지난 13일 있었던 닉 디아즈의 재심에서 출장정지 기간 16개월에 벌금 10만 달러로 징계를 완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섯 명의 의원이 만장일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즈는 지난해 2월 1일 'UFC 183'의 약물검사에서 마리화나 양성반응을 보였으며, 이에 NAC는 9월 있었던 청문회에서 디아즈에게 5년 출전 정지와 16만 5천달러의 벌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보통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에게 약 1년의 징계가 내려졌던 전례를 고려하면 가혹한 편이다. 마리화나가 금지된 물질이지만 경기력 향상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복귀 가능 시기는 2020년, 이대로 은퇴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게 현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NAC가 디아즈에게 유독 강도 높은 징계를 내린 것은 초범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미 2007년 프라이드 33에서, 2012년 UFC 143에서 마리화나 양성반응을 보인 적이 있던 디아즈로선 이번에 삼진아웃 되는 격이었다. 두 번째 걸렸을 때 징계기간은 1년, 이번엔 괴씸죄가 적용된 듯 보였다.
그러나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서 처벌이 지나치다는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이었던 론다 로우지는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하면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지만 식물을 흡입할 경우 자신만 행복해진다. 그런 선수에게 5년 출전금지는 불공평하다"고 큰소리친 바 있다. 플라이급 파이터 헨리 세후도 역시 "더 이상 네바다주에서 경기를 갖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여세를 몰아 닉 디아즈를 살리기 위한 서명 운동까지 전개됐고 결국 서명 인구 100만명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이 상황에서 디아즈 측이 재심을 요청한 끝에 결국 NAC의 징계 번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징계 기간이 경기를 치른 날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디아즈는 UFC 183에서 앤더슨 실바와 대결한 지 정확히 17개월째 되는 오는 8월 1일부터 경기를 가질 수 있다. 당시 상대였던 실바의 경우 경기력 향상 약물사용이 적발, 1년 출전정지 징계가 끝나자마자 마이클 비스핑을 상대로 복귀한다.
닉 디아즈는 웰터급의 오랜 강자로 약 15년간 활동하며 26승 9패를 기록 중이다. 강한 맷집과 멕시코 복싱 스타일의 펀치를 앞세운 좀비 타격으로 명성이 높다. 그의 친동생 네이트 디아즈 역시 같은 스타일을 고수한다. 주짓수를 기반으로 한 그라운드 능력치가 높다는 것도 공통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