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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자존심 되찾을까? 와이드먼의 세 번째 도전

 


어린 시절부터 롱아일랜드에 거주한 크리스 와이드먼은 한 때 뉴욕의 자존심이나 다름없었다. 2013년 앤더슨 실바를 꺾고 미들급 챔피언에 올라 3차 방어에 성공하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때마침 뉴욕의 MMA 합법화에 대한 전망이 밝아져 뉴욕 내에서 와이드먼을 향한 기대감도 높았다. 많은 뉴욕 팬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첫 UFC 대회의 메인이벤트로 와이드먼의 타이틀 방어전을 기대했다.

뉴요커들과 본인의 바람대로, 와이드먼이 첫 뉴욕 대회인 UFC 205에 출전하긴 했다. 그러나 애초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뉴욕의 MMA 합법화가 발표되기 몇 개월 전 타이틀 방어전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첫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바라기 어려웠다. 메인카드에 포함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멋지게 이겨 고향에서 재기에 성공하는 그림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으나 와이드먼은 요엘 로메로에게 처참하게 KO패했다.

와이드먼의 다음 경기 역시 뉴욕 대회에서 펼쳐졌다. 이 경기에서 와이드먼은 벼랑 끝에서 싸운다는 마음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챔피언이었던 와이드먼 입장에서 3연패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성적이다. 루크 락홀드와 요엘 로메로에게 패한 것으로 충분했다. 또 지면 상위권 잔류에 빨간불이 켜질 게 뻔했다. 홈 팬들 앞에서 멋지게 이기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와이드먼은 연패를 끊지 못했다. 게가드 무사시와의 대결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번엔 운이 없었다.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던 중 일어난 무사시의 반칙 공격에 공지된 적 없는 비디오 판독이 활용됐다. 그 결과 뉴욕주 체육위원회는 반칙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와이드먼이 많은 충격을 입었다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와이드먼은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뉴욕에서 무너진 자존심은 뉴욕에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와이드먼이 또 뉴욕 대회에서 나선다. 오는 23일(한국시간) 뉴욕 유니온데일에서 열리는 UFC on FOX 25의 메인이벤트에 선다. 상대는 랭킹 8위 켈빈 개스텔럼이다.

개스텔럼은 미들급의 복병 같은 존재다. 웰터급 시절 잦은 계체 실패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으나 미들급으로 복귀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팀 케네디에게 TKO승을 거뒀고, 이후 비토 벨포트의 경기는 무효로 전환됐으나 경기력 자체는 인상적이었다. 쉽지 않은 상대다.

와이드먼이 챔피언 벨트를 내준지 벌써 2년이 다 돼가고, 기세도 예전 같지 않다. 고향에서의 기대감도 추락했다. 다행인 점은 아직 5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3연패 했지만 타이틀로 다가갈 기회는 있다. 일단 연패를 끊어 한 숨을 돌리고 한 명의 강호만 꺾는다면 타이틀 도전 경쟁에 다시 합류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남는 것도 여기까지다. 다가오는 개스텔럼과의 대결에서 패한다면, 와이드먼은 상위권과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팬들은 4연패의 부진에 빠진 그를 더 이상 미들급을 대표하는 강자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정상에 군림했던 와이드먼에겐 벼랑 끝 경기나 다름없다. 와이드먼이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