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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곤 지배자' 존 존스 빛난 5경기

 


존 존스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2008년 4월 종합격투기에 데뷔한 그는 그해 7월까지, 불과 4개월 동안 6승을 거두는 초고속 행보 뒤 8월 UFC의 첫 경기에 임했다. UFC 소속 선수 중 어떤 누구도 이처럼 파격적으로 입성한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옥타곤에서의 활약이었다. 첫 경기부터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준 존스의 기량은 경기를 치를수록 완성돼갔다. 인상적인 신인 정도에서 신성으로, 그리고 챔피언 후보로, 독보적인 챔피언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평가치는 상승했다.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인지는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존스는 UFC에서 최단기간에 8차 방어에 성공한 인물이다. 기존 라이트헤비급의 4대 천왕이라고 불린 마우리시오 후아, 퀸튼 잭슨, 료토 마치다, 라샤드 에반스를 차례로 꺾고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현재는 타이틀을 잃은 상태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잃은 것일 뿐 경기력과는 관련이 없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존스는 옥타곤에서 총 16번을 싸워 15승 1패를 기록 중이다. 1패 역시 경기력과는 관련 없었던 것으로, 룰에서의 실수로 인한 반칙패였다. 16경기 중 존 존스를 대표할 만한 경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5경기를 선정해봤다.

對 스테판 보너(UFC 94 - 2009.02.01)
스테판 보너는 운이 없었다. 5승 3패의 전적을 기록하며 UFC 10전을 향해 달려가다가 1전을 치른 신인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그 상대가 존 존스였다. 보너와의 대결은 존스의 등장을 세상에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미 데뷔전을 치른 상태였다고는 하나, 메인카드에 방송된 것은 보너와의 경기가 처음이다. 국내에서도 그 경기로 존 존스란 인물이 화제가 됐다. 그 경기를 보고 많은 이들이 놀랐다. '저런 선수가 있구나', '창의적이다', '물건 하나 나왔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스타일이 독특했고 경험이 많은 보너를 너무 쉽게 던져버렸으니 그럴 만 했다. 결과는 판정승. 당시만 해도 망신을 당한 것 같았던 보너는 훗날 존스가 최고의 파이터로 성장하며 당시의 패배를 재평가받기도 했다.

對 블라드미르 마츄센코(UFC VERSUS 2 - 2010.09.02)
존스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UFC에서 3연승을 질주하다가 반칙 공격으로 1패를 안긴 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은 여전했다. 존스를 만나는 모든 선수가 힘을 못 쓰고 쓰러져나갔다. 상대로 정해진 선수가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반칙패 이후 브랜든 베라를 손쉽게 제압한 존스의 다음 상대는 블라드미르 마츄센코였는데, 그 경기는 존스가 옥타곤에서 따낸 15승 중 최단시간 승리로 기록된다. 테이크다운에 성공한 뒤 크루시픽스로 전환, 팔꿈치 공격으로 경기를 끝내기까지 1분 52초가 소요됐다. 인상적인 경기였지만, 사실 존스가 UFC에 입성하기 전의 기록과 비교하면 그리 대단한 정도는 아니다. 존스는 14초, 24초, 36초 만에 이긴 것을 포함해 UFC 입성 전 6승을 올리는 데에 5분 59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

對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UFC 128 - 2011.03.20)
UFC에 쇼군의 시대가 오는 듯 했다. 료토 마치다에게 논란이 있는 판정패 뒤 쇼군은 마치다를 쓰러트리고 마침내 당당히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프라이드에 이어 UFC마저 제패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쇼군은 단 한 번의 방어도 해내지 못한 채 타이틀을 잃고 말았다. 존 존스가 쇼군의 첫 방어전 상대로 나선 것이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전사의 심장을 갖고 있다는 쇼군은 존스의 타격에 항복 의사를 표하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존스가 매우 위협적인 도전자였던 만큼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긴 했지만, 둘의 전력 차이는 예상보가 컸다. 쇼군은 존스의 안정된 운영과 원거리 공격에 고전하며 3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라이트헤비급 정권은 그렇게 존 존스에게 넘어갔다.

對 료토 마치다(UFC 140 - 2011.12.11)
존스가 쇼군을 제압하고 챔피언에 오르자 기존 강자들이 하나 둘 존스를 저지하기 위해 나섰다. 존스의 1차 방어 상대로 나선 퀸튼 잭슨이 서브미션으로 패한 뒤 이번엔 료토 마치다가 출격했다. 열세인 것은 분명했으나 스텝이 좋고 스탠딩 거리 싸움에 능한 마치다인 만큼 조심스럽게 기대도 됐다. 1라운드는 대등했다. 마치다는 거리를 길게 잡은 상태에서 페이크 동작으로 존스를 유인한 뒤 반격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2라운드에 들어서자 무게추가 존스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그래플링으로 존스와 잠시 몸을 섞었던 마치다가 순식간에 방전이 되고 만 것이다. 존스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마치다를 상대로 경기를 오래 끌지 않았다. 케이지로 압박한 상태에서 변형 길로틴 초크를 작렬시키며 승부의 마무리를 지었다. 마치다가 눈이 풀려 실신한 장면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對 다니엘 코미어(UFC 182 - 2015.01.04)
적수가 없었다. 존스는 료토 마치다를 꺾은 뒤 라샤드 에반스, 비토 벨포트, 차엘 소넨을 차례로 물리쳤다. 217cm라는 압도적인 리치와 측정 불가능한 레슬링, 안정된 운영 능력으로 방어전 횟수를 늘려나갔다. 약 3년 만에 7차 방어에 성공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8차 방어에서 존스는 다니엘 코미어라는 강자를 만났다. 코미어는 올림픽 레슬러 출신으로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토너먼트에서 우승했으며, UFC에서도 4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다. 존스의 대항마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았고 그 둘은 경기 전 설전을 벌였다. 경기 전에는 누가 이길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코미어 역시 존스를 넘기엔 2% 부족했다. 중반까진 대등해보였으나 체력이 고갈되며 밀렸다. 올림픽 레슬러인 코미어는 존스의 테이크다운에 크게 넘어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