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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로 진화하는 강경호

옥타곤에서 10년 이상 경쟁하고 있는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가 11월 19일(한국시간) 돌아온다.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의 출전으로,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 이벤트에서 존 카스타녜다와 맞붙는다.

상대인 카스타녜다는 2020년 UFC에 입성해 3승 2패를 기록 중인 선수로, 알려진 것에 비하면 까다로운 선수로 평가받는다. 강경호 입장에선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상대에 대한 욕심은 비웠다. 누구와 맞서든 좋은 경기를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경기 스타일도 팬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최근 타격에 비중을 둔 경기의 내용이 좋았다. 2020년 이후 2승 1패를 기록 중인데, 타격에서는 매번 우위를 점했던 그였다. 물론 톱포지션 컨트롤 타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수준 높은 그래플링 역시 건재하다.

 

출전을 약 2개월 앞두고 있는 강경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근 바뀐 마인드, 타격에 비중을 둔 운영, 상대에 대한 인상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이하 일문일답). 

-5개월 만의 경기다. 코로나 19 팬데믹 직후에는 자주 못 뛰었는데 이제 자주 싸우려는 것인가?

그렇다. 지금 뛸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뛰려고 하고 있다. 지난 8월 싱가포르 대회도 나가고 싶었다. 오퍼가 왔었는데, 상대가 거절해서 11월에 나가게 됐다.

- 크리스티안 퀴뇨네스를 1라운드에 가볍게 피니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알려진 것에 비해 까다로운 상대와 싸우게 됐다. 아쉬움은 없는가.

이름 있는 선수를 오퍼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는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뛰는 게 좋다. 목표는 항상 챔피언이지만 이제 상대를 가리고 이런 것보다 매 경기의 상대에 집중해서 멋진 경기룰 하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좋은 선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이번에 싸우게 된 존 카스타녜다는 어떤 파이터라고 생각하나.

경기를 봤는데 약간 스마트하다. 현대 종합격투기(MMA)를 하는 선수로 레벨 체인지나 공간 이동 등 요즘 선수들이 하는 그런 포인트들이 몇 개가 있는데, 딱 그걸 장착한 선수다. 그러면서 그라운드도 적절히 섞어주고, 타격전에서도 각을 유리하게 먹고, 공간 이동, 스탠스 스위치 등과 같은 기술들이 굉장히 다양해서 나도 제대로 준비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내 마인드가 달려졌기 때문에 감독님이랑 작전 잘 짜서 반드시 또 피니시하겠다.

- 마인드가 다르다고 한 건 아무래도 아들이 태어나서 그런 건가?

그렇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아기까지 낳으니까 어린 아이에서 뭔가 어른이 된 느낌이다. 이제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느껴지다 보니 아무래도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그래서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 UFC 진출 이후 1패 이후 3연승을 반복하고 있다. 이 패턴대로라면 이번에는 이길 걸로 보이는데 이번 대결에 얼마큼 자신 있는가.

그런 패턴을 만들면 안 되긴 한다(웃음). 일단 그 패턴대로 이번엔 무조건 이기는 거라고 100% 자신하고 있다.

- 기존에는 레슬링 비율이 높았는데 근래 타격에 물이 올라서 완전체가 된 것 같다. 계속 성장하는 비결이 뭔가?

처음에는 타격을 많이 했었는데, 그러다가 레슬링을 배우면서 이제 레슬링이 잘 되다보니까 레슬링, 그라운드 싸움을 많이 했다. 밴텀급 그라운드 톱 포지션 점유율도 1위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래플링 위주의 경기를 하다 보니까 이기더라도 약간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저번에 타격전을 했는데 확실히 타격전이 보는 사람이나 나나 체력적으로 덜 힘들다. 레슬링은 진짜 힘들다. 한번 넘어뜨리기도 힘들고, 넘어뜨려서 눌러놓기도 만만치 않다. 이제 몸의 컨디션이 조금씩 떨어지고, 허리도 안 좋다 보니 타격에 집중하게 됐는데, 그게 또 잘 돼서 이제 타격전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완전 타격가로 전향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 그래도 레슬링도 같이 섞을 생각도 있는가? 

그렇다. 내 피니시는 거의 다 서브미션이다. 타격도 좋지만 서브미션 피니시 능력이 좋은 것 같아서 그라운드를 버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경기를 하다보면 먼저 타격에서 우위를 점해야지 약간 그라운드를 가서도 상대들이 일어나려고 발버둥치지 않는다. 내가 타격에서 밀리면 넘기더라도 상대가 죽기 살기로 일어나려고 한다. 그런데 이제 내가 타격에서 압도하다 보면 상대들이 누워서 잘 안 일어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브미션도 잘 나온다. 그래서 일단 타격으로 압도하고, 그 다음에 그라운드로 가서 적극적으로 서브미션도 노릴 생각이다.

- 동갑내기 친구 정찬성의 은퇴 경기를 본 소감은 어땠나?

일단 팬으로서 굉장히 뭉클했다. 정찬성이 은퇴해서 이제 경기를 볼 수 없다는 게 굉장히 아쉽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예전 같지 않은 내구력을 보이는 것을 보며 동갑으로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선수로서 그런 멋진 은퇴식을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부럽고 멋졌다.

- 친구의 은퇴를 보며 빨리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도 있을 것 같다. 이번 경기 이기고 나면 싸우자고 콜아웃하고 싶은 선수가 있는가?

아무래도 이번에 피니시로 이긴다면 랭커를 콜아웃해도 될 것 같다. 그래서 15위 근처에 있는 크리스 구티에레스(15위)나 리키 시몬(12위) 같은 선수들을 한번 콜아웃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 저번 경기 인터뷰에서 보너스를 달라고 요구했는데 잘 안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시도해볼 생각이 있는가?

이번엔 피니시해도 안 하려고 한다. 저번에 보너스 어필을 해서 받았다면 좋았겠지만, 어필을 하고 못 받으니까 안 하느니만 못하더라. 그래서 이번엔 그냥 멋지게 피니시하고 조용히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겠다.

- 마지막으로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와 팬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면 좋겠다.

정말 자신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저번처럼 꼭 화끈한 경기 보여드릴 테니 본방 사수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