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급은 선수층이 얇다. 그래서 세대교체가 잘 되지 않는 편이다. 지난해 7월 기준 UFC 헤비급 톱15의 평균 나이는 37.5세였다. 노령화가 되고 있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목 받는 신인이 눈에 띈다.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의 데릭 루이스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주인공은 경호원 생활을 하다가 종합격투기에 뛰어든 프란시스 은가누. 오는 29일 열리는 UFC on FOX의 23번째 대회에서 챔피언 출신의 베테랑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대결한다.
랭킹은 루이스가 위에 있지만 기대감만큼은 은가누가 앞선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은가누는 현재까지 9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전적이 특별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1패가 데뷔 초기 있었고, UFC에 입성한 이후에도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옥타곤에서의 성적은 현재 4승 무패.
기골이 장대하다. 카메룬 태생의 은가누는 193cm의 키에 117kg이라는 체격을 갖췄다. 가장 이상적인 헤비급 체격이라 해도 될 만하다. 또 흑인에 인상까지 강해 외모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상당하다.
범상치 않은 비주얼만큼이나 경기도 화끈하다. 지금까지 승리한 9경기를 전부 피니시했으며, 모든 경기를 2라운드 공이 울리기 전 마무리했다. 자신의 영웅 마이크 타이슨처럼 싸우길 원한다. 은가누는 타이슨을 가리켜 "지구상의 헤비급 선수 중 가장 기술적인 복싱을 구사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타격에 지나치게 치우친 파이터도 아니다. 은가누는 3승을 서브미션으로 따낸 경험이 있다. 가장 최근 경기에선 앤서니 해밀턴에게 기무라록으로 항복을 받아냈다. 큰 체격과 어울리지 않게 가장 자신 있는 그래플링 기술이 삼각조르기라고 한다.
2015년 12월 UFC에 데뷔한 은가누는 비교적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알롭스키를 꺾는다면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리는 동시에 랭킹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알롭스키가 최근 부진하다지만 이제 수면 위로 떠오르려 하는 은가누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상대임이 분명하다.
현재 나타난 배당률에서 은가누에 대한 기대감이 잘 나타난다. 홍코너인 알롭스키가 +321, 청코너인 은가누가 -415를 보이고 있다. 청코너가 탑독이 되는 경우는 자주 볼 수 있지만, 배당 격차가 이렇게 크게 나는 경우는 드물다.
베팅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같은 금액을 걸었다고 가정하면, 약 80명이 은가누의 승리를 택했다는 결론이 떨어진다. 압도적인 탑독으로, 알롭스키를 상대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발렌티나 셰브첸코 대 줄리나나 페냐의 여성부 밴텀급매치다. 현 1위와 2위의 대결로, 사실상의 타이틀 도전자결정전이라 할 수 있다. 도널드 세로니는 호르헤 마스비달과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