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themes/custom/ufc/assets/img/default-hero.jpg

서른에 은퇴 한다더니…타이틀 향해 다시 뛰는 무사시

 


2013년 게가드 무사시가 UFC에 입성할 당시만 해도 난공불락의 챔피언이었던 앤더슨 실바의 대항마가 출현하는 듯 했다. 설령 실바를 못 넘는다 해도, 적어도 미들급의 강자로서 상위권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단체에서 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을 석권한 바 있고 스트라이크포스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무사시의 당시 총 전적은 33승 3패 2무. 조금 더 빨리 UFC에 진출했었다면 좋았겠지만 옥타곤에서의 좋은 활약이 예상되는 것은 변함없을 정도의 실적이다.

그러나 무사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는 행보를 걸었으며, 그 과정에서 료토 마치다와 호나우도 소우자라는 강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실바와의 대결은 커녕 상위권 도약도 쉽지 않아 보였다.

뛰어난 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그래플링이 단점으로 꼽힌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5연승을 거두는 증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때 연승을 저지한 선수가 킹 모였는데, 당시 무사시는 킹 모의 테이크다운을 막지 못하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호나우도 소우자와의 2차전 역시 그래플링 경쟁력에서 밀리며 승리를 내줬다.

본인은 "난 경기에 있어 모든 부분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내 테이크다운 방어는 과소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마크 무뇨즈는 뛰어난 MMA 레슬러인데, 난 그와의 대결에서 좋은 기량을 펼치지 않았는가"라고 주장하지만, 타격가로서 정상권에서 경쟁함에 있어 방어형 그래플링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후 무사시는 처음으로 연승을 거뒀다. 댄 헨더슨과 코스타스 필리푸를 연파하며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유라이어 홀이라는 신예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커리어 사상 첫 KO패였으며, 언더독이었던 홀이 자신을 꺾는 이변으로 단숨에 유명세를 탄 것은 무사시 입장에서 씁쓸한 결과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직까지 연패는 없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UFC FIGHT NIGHT의 84번째 이벤트에서 무사시는 탈레스 레이티스를 판정으로 꺾었다. 일단 한 숨을 돌렸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말이다.

무사시를 향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 당초의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행보로 기대감이 내려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자신감과 목표의식만은 굳건하다. 자신의 기량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으며 챔피언을 향해 전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UFC에서의 성적이 본인 역시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다.

무사시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내 옆엔 팀이 있다. 내 체급에서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배가 있었지만 초점을 잃었거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매 경기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으며 결국 벨트를 향해 갈 것이다. 전성기에 점차 접어들고 있고 지금도 성장 중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표는 간단명료하다. "연속적으로 승리를 이어간 뒤 타이틀을 정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랭킹 9위 상태에서 레이티스를 이긴 무사시의 다음 경기는 5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일전이 된 전망이다.

무사시에게 챔피언이라는 단어는 각별하다. UFC에서 활동하기 전 세 개의 단체에서 총 4개의 타이틀을 획득했을 정도로 챔피언 벨트와 친숙하고, 특히 드림과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적인 파이터로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경제적인 안정도 찾았다. UFC 챔피언은 더 큰 명예와 부를 가져다줄 것이다.

'챔피언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 질문에 대해 무사시의 대답은 짧고 굵었다. "그것은 내게 전부다"라는 것이 그의 말로 "내 가족을 위해 더 나은 것을 해줄 수 있다. 나는 챔피언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무사시는 2010년 종횡무진 활약할 당시 "현역생활을 길게 할 생각은 없다. 30세에 은퇴할 계획이다. 정상에서 은퇴해 사람들 기억 속에 최고의 파이터로 남고 싶다"는 말로 화제에 오른 바 있다. 그런데 30세가 된 지금은 당시 계획했던 모습과 차이가 적지 않다.

이 말을 언급하자 무사시는 "지금은 은퇴할 생각이 없다. 내 모든 초점은 다음 경기 그리고 결국 타이틀에 맞춰져있다. 난 현재 계약상 4경기를 남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료토 마치다와 재대결을 100%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격만큼은 누구에게도 안 질 자신이 있는 그가 타격전에서 밀려 판정패한 결과에 복수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