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니 야이아와의 대결은 강경호에게 있어 어떤 경기보다 아쉬움이 크게 남는 일전이었다.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는 흐름이었으나 한 순간의 냉정하지 못한 선택으로 승리를 날렸기 때문이다.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강경호는 UFC와의 인터뷰에서 "좀 더 영리하게 풀어갔다면 쉽게 이길 수 있었는데, 오랜만의 경기이고 피니시 욕심이 큰 탓에 흥분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순간은 3라운드에 발생했다. 1라운드에 다운을 빼앗은 뒤 2라운드에 킥캐치를 허용해 그라운드에서 고전했던 강경호는 3라운드 초반 다시 펀치로 야히아를 궁지로 몰았다. 흔들리던 야히아는 두 번째 다운을 허용했다.
기회라고 판단한 강경호는 그대로 야히아에게 달려들었다. 상대가 그라운드에서 강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충격을 받았던 터라 파운딩 몇 대만 들어가면 경기가 끝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그 선택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타격이 잘 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목이 잡히면서 말렸다"는 그는 "그 찰나에 목을 잡고 스윕을 해내는 움직임에서 그래플링의 수준 차이가 났던 것 같다. 2라운드 때도 상위에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난 기술보다 탄력을 이용해 하위에서 탈출하는 편인데 그게 통하지 않았다. 내 움직임을 알고 차단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야히아의 그래플링 실력을 인정했다.
어느 때보다 경기 준비가 잘 됐고 이길 자신도 있었다. 그래서 한 차례 무산된 야히아와의 대결을 다시 요청했던 그였다. 그러나 UFC 10번째 경기에서 4연승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실수가 크게 작용했기에 스스로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강경호는 "지금은 좀 괜찮아 졌는데, 경기 직후 내가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영상을 보니 미칠 것만 같았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자신감이 넘쳐 침착하지 못했던 결과다"라며 "많이 배웠다. 부상도 없고 경기 감각이 있을 때 뛰는 게 좋을 것 같아 내년 초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