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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건과 동명이인' 마에스트로에게 김동현이란?

 


'스턴건' 김동현과 이름이 같은 탓에 작은 김동현, 김동현(B) 등으로 불리는 '마에스트로' 김동현. 그에게 자신의 이름은 어떻게 느껴질까.

그 역시 국내 정상급의 파이터로서 UFC에서 활동 중이지만, 팀 선배 '스턴건' 김동현의 커리어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 무엇보다 이름이 같아 비교가 되고, 스턴건의 그늘에 가려진 느낌마저 든다. 이름이 달랐다면 오히려 더 빛을 볼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본인은 만족하는 편이다. 주위에 개명을 권유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가 세계적인 파이터라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 스스로 봐도 존경할 인물이란 생각이 들고, 그런 사람과 이름이 같아 유명해진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반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김동현이라는 이름의 평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심하자고 항상 다짐한다. 그러면서 언젠가 등장할 수 있는 세 번째 김동현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낸다. 또 한 명의 김동현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질 것 같은 생각을 한다.

한편 김동현은 오는 12월 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TUF 24 피날레에 출전한다. 이번이 UFC 세 번째 경기, 2패를 겪은 김동현으로선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상대는 호주 출신의 브렌든 오레일리다.(이하 인터뷰 전문)

- 먼저 경기를 앞둔 소감 부탁한다.
"지난 6월 경기가 끝난 뒤 올해 한 경기를 더 뛰고 싶었는데, 마침 주최사에서 경기를 잡아줘서 만족한다. 또 TUF 결승이라는 큰 무대와 라스베이거스를 다시 가게 됐다는 부분에서 상당히 기분이 좋은 상태다."

- UFC에서의 성적이 부진하다. 지난 경기를 마친 뒤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경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각오로 준비 중인가?
"2연패를 했기 때문에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할 말은 없었는데, 지난 경기에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으면서 UFC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경기를 준비할 때보다 심적인 단련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 UFC에서 두 경기를 치르면서, 어떤 것을 느꼈나?
"데뷔전의 경우 일주일 전에 갑자기 출전 요청을 받고 계약한 터라 경기를 뛰면서 조차 정신이 없었다. 코도 많이 다쳐 수술도 받았다. 지난 경기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미국을 처음 가는 게 설레었던 것 같다. 지난 경기 경험으로 이젠 미국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편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UFC가 최고의 무대는 맞지만 경기만 보면 다를 것이 없다."

- 지금까진 체격이 크거나 경험이 많은 선수와 붙었는데, 이번 상대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선수가 아닐까 싶다.
"오레일리는 UFC에서 1승 2패를 기록 중이며 웰터급에서 뛴 적도 있다. 그가 웰터급 경기 경험이 있다고 해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 같은 상대일 뿐이다. 1승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누가 되든 내 승리의 재물이 되길 바랄 뿐이다."

- 오레일리는 신장이 작은 편이다. 큰 선수와 작은 선수 중 어떤 선수가 더 수월한가?
"개인적으론 작은 선수가 더 수월하다. 오레일리는 지난 두 명의 상대보다 첫 승 재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공략 가능한 부분이 보였고, 또 이 정도 선수는 이겨줘야 UFC에 남을 명분이 생긴다."

- 오레일리는 "김동현은 타격을 선호하고 경기를 재밌게 한다"고 당신을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라운드로 데려가서 파운딩으로 괴롭히거나 서브미션으로 끝내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타격을 노릴지, 주짓수 블랙벨트라던데 날 그라운드로 데려가려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준비가 돼있다. 서로 다치지 말고 경기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 경기가 그라운드로 전개됐을 때 블랙벨트인 오레일리를 놀라게 할 정도로 그래플링에 자신이 있는가?
"주짓수 벨트는 파란색이지만 MMA에선 블랙벨트 못지않을 정도로 그라운드 압박에 자신이 있다. 경기 때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스턴건' 김동현과 이름이 같다. 요즘은 개명하는 사람이 많은데, 생각은 없는지.
"몇몇 분들은 이름을 바꾸라고 하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 동현이 형이 나이가 많기에 나보다 먼저 은퇴를 할 것이다. 그때 되면 작은 김동현, 김동현B 이런 것 없이 그냥 김동현으로 불리지 않겠나. 그때만을 기다리겠다."

- UFC 진출 이후 스턴건 김동현 선수와 이름이 같은 것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나 에피소드 같은 것은 없는가?
"UFC에서 보내는 우편물 같은 게 바뀐 경우는 있지만, 보너스가 잘못 입금되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

- 이름이 같은 것에서 발생하는 득과 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난 좋다.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가 국내 최고의 파이터가 아닌가. 곁에서 봐도 존경 받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담은 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로서, 김동현이라는 이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다. 걱정이라면 김동현C가 있을 수 있는데, 그 선수는 나보다 부담이 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어딘가에 김동현C가 있다면, 부담 없이 잘 훈련해서 유명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재밌는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헤어스타일을 바꾼 이유는?
"UFC에서 머리가 긴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나도 한번 따라해 보고 싶었다."

- 마지막으로 포부 한 마디 부탁한다.
"지금까지 성적이 안 좋았기에 물러설 곳은 없다. 이번엔 이길 만반의 준비가 돼있다. 기대해주시면 열심히 싸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