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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톰슨이 보는 MMA에서의 태권도, 그 가능성은?

 


종합격투기가 성행하면서 태권도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동작 자체는 화려하지만 실전에서 사용하기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방어에 약하고 자세가 불안정하며 펀치 기술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싸움에 가장 근접한 스포츠로 불리는 종합격투기는 복싱‧킥복싱, 레슬링, 주짓수라는 실전에 강한 투기스포츠의 조합이다. 'Mixed Martial Arts' 본연의 의미와는 좀 다르게 성장한 것으로, 종합격투기 초기에 볼 수 있었던 여러 무술은 프로 격투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상식도 어쩌면 편견일 지도 모른다.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앞차기나 방어에 약점을 보이는 뒤돌려차기 등 최근 UFC에서는 태권도나 가라데의 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무술을 기반으로 싸우는 선수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UFC 웰터급 랭킹 2위 스티븐 톰슨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톰슨이 한국팬과 미디어를 만난 자리에서의 화두는 태권도였다. 사실 톰슨은 태권도를 배운 적이 없지만, 그의 경기를 보면 태권도가 바로 떠오를 정도다. 몸을 옆으로 바짝 돌리고 폭을 넓게 잡는 특유의 스탠스와 발차기는 ITF 태권도 대련 자세를 연상케 한다. 그러다 보니 톰슨이 당연히 태권도를 수련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 팬들이 많은 듯했다.

태권도를 수련했느냐는 질문에 톰슨은 "태권도를 따로 배운 적은 없다. 가라데를 베이스로 하는데, 가라데가 태권도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태권도의 발차기는 예술적이다. 굉장히 빠르고 화려한 킥에 매력을 느낀다. 그런 킥이 어렵지만 계속 연습하고 있다. 한국에서 직접 배우고 싶은 생각도 한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태권도를 종합격투기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가 뭔가?' 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톰슨은 최근의 상황을 설명하며 태권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제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전통 무술을 사용하는 추세인 것 같다. UFC에는 나와 료토 마치다, 거너 넬슨 등이 이런 부류다. 태권도나 가라데의 킥은 환상적이다. 이걸 잘 활용한다면 옥타곤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는 무술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한국 선수일 수도 있다"는 게 톰슨의 말이다.

그러나 태권도만으로는 어렵다며, 태권도를 기반으로 하되 그래플링 기술을 보완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펀치와 테이크다운을 잘 섞는 등 종합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 나 역시 킥복싱 선수 생활을 먼저 했지만 조르주 생피에르의 파트너가 됐고, 더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해 테이크다운 방어와 주짓수 등을 계속 연마하면서 종합격투기에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만 보완하면 한국 선수들이 UFC의 흐름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톰슨은 프로 파이터로 활동한 뒤 가라데 도장을 운영 중인 부친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무술을 익혔으며, 14살 시절 유러피언 주짓수와 킥복싱을 수련했다. 특히 킥복싱에선 아마추어와 프로를 합해 57승 무패를 기록하며 15개의 타이틀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리고 20세가 되면서 브라질리언주짓수를 접했다.

종합격투기 데뷔는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의 파트너로 훈련한 것이 계기가 됐다. 톰슨은 "과거 생피에르의 훈련 캠프에서 그의 스파링 파트너로 일을 하면서 그래플링을 배웠다. 내가 가진 가라데에 레슬링과 주짓수를 얹을 수 있게 해준 분으로, 그가 나를 킥복싱에서 MMA로 이끌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