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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운명 타고난 두 남자

2020년 12월 UFC 256에서 펼쳐진 데이브손 피게레도 대 브랜든 모레노의 1차전. 당시 현장에서 중계하던 해설진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처음으로 재대결을 언급했다.

다니엘 코미어는 "엄청나다. 이런 멋진 경기가 나온다"고 했고 존 애닉은 "이건 올해의 경기 감이다"라고 평했다. 또 조 로건은 '와우'를 연발하며 "이건 미친 경기다"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그들은 경기 직후 판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두 선수가 다시 맞붙었으면 좋겠다. 꼭 재대결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무승부 판정 결과가 나오자 "무승부이니 한 번 더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경기를 누가 마다하겠나. 환상적이었다"라고 했다. 

당시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옥타곤에 올라 모레노를 향해 "플라이급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는 말이 자자하네"라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그는 대회 직후 인터뷰에서 '이 경기를 다시 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고민도 없이 "당장"이라고 대답하며 재대결 추진을 예고했다.

무승부로 타이틀 획득에 실패한 모레노는 "우리는 다시 싸워야 한다. 피게레도와 나, 팬들까지 모두를 위해 다시 맞붙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2차전을 추진하던 화이트 대표는 "의심의 여지없이 내년 5대 메인이벤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피게레도와 모레노의 2차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펼쳐진 2차전은 1차전과 달리 모레노의 3라운드 서브미션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 경기 역시 치열했으며 경기 중 존 애닉은 "격투스타일의 차이가 명승부를 만든다. 둘은 몇 번이고 다시 만나 싸울 운명을 타고난 것 같다. 오늘 이후로도"라고 했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역사상 유례없는 경기가 UFC에서 만들어졌다. 두 선수가 같은 상대와 타이틀을 걸고 연속 세 번 싸우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둘의 3차전이 이번 주말 UFC 270에서 펼쳐진다.

달라진 것은 대진명이다. 2차전까지는 피게레도 vs 모레노였는데 모레노가 챔피언에 오르면서 이름의 위치가 바뀌었고 뒤에 세 번째 대결을 의미하는 3이 붙었다. 모레노 vs 피게레도 3가 이번 대진의 명칭이다.

2차전에서 감량에 어려움을 겪어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고 밝혔던 피게레도는 칼을 갈을 전망이다. 사실 그는 모레노를 만나기 전만 해도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오래 집권할 기대심을 높였었다. 모레노와의 첫 경기에서도 무난히 앞서던 중이었으나 반칙 공격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모레노는 1무 뒤 2연승으로 피게레도와의 라이벌 관계에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멕시코 최초의 챔피언으로 기록되는 그는 지난 경기 직후 벨트를 들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라고 외치며 감동을 안긴 바 있다. 꿈은 이뤘고 이제부턴 그 꿈의 가치를 높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