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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의 신' 앤더슨 실바의 넉아웃 베스트 5

對 리치 프랭클린 1차전(UFC 64 - 2006.10.15)
리치 프랭클린은 미들급에서 장기간 집권할 것처럼 보였다. UFC에 데뷔한 2005년 챔피언에 올라 무난히 2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3차 방어전에서 인생 최대의 숙적을 만난다. 상대는 크리스 리벤을 꺾고 옥타곤에 갓 데뷔한 '스파이더' 앤더슨 실바. 당시만 해도 챔피언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실바는 프랭클린을 1라운드에 니킥으로 박살내고 챔피언에 등극한다. 실바는 2차 방어전에서 프랭클린을 다시 만났지만, 이번에도 1차전과 비슷한 피니시를 선보이며 자신의 시대를 완전히 열었다. 파이터 인생에서 큰 위기를 맞았던 실바가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도움을 받아 UFC 정상에 서는 순간이었다. 

對 포레스트 그리핀(UFC 101 - 2009.08.09)
실바는 챔피언에 등극한 뒤 압도적인 기량으로 타이틀 방어 횟수를 점차 늘려갔다. 기량이 워낙 탁월해 상위 체급인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제임스 어빈을 꺾기도 했다. 그런 그가 5차 방어를 완수한 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라이트헤비급 전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이었다. 윗 체급의 정상을 밟았던 강호였던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실바는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는 역사상 최고의 '농락 경기'를 선보였다. 많은 힘을 쓰거나 대단한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실바는 그리핀을 거의 가지고 놀다 시피 하며 농락한 끝에 완승을 거뒀다. 근거리에서 가드를 내리고 도발하다 가벼운 단발 펀치로 그리핀을 대자로 눕혔다.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對 비토 벨포트(UFC 126 - 2011.02.16)
실바가 8차 방어전에서 만난 상대는 브라질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타격가 비토 벨포트였다. 같은 타격가지만 둘의 스타일은 전혀 달랐다. 실바가 여유 있는 리듬으로 풀어나가는 프리스타일 성향의 타격가라면, 벨포트는 빠르고 폭발력이 강한 정석적인 타격가다. 실바는 그런 벨포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확인시켰다. 벨포트의 공세를 여유있게 받아낸 뒤 기습적인 프론트킥으로 경기를 끝냈다. 당시만 해도 프론트킥이 종합격투기에서 크게 유용한 공격이 아닌 터라, 족두를 벨포트의 안면을 가격해 KO시키는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종합격투기의 공식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피니시는 앤더슨 실바의 하이라이트로 두고두고 쓰이고 있다.   

對 차엘 소넨(UFC 148 - 2012.07.08)
실바가 타이틀을 잃기 전까지 가장 고전했던 상대가 바로 차엘 소넨이다. 실바는 소넨과의 1차전에서 그라운드 앤 파운드 전략에 고전하다가 5라운드 종료 직전 경기를 뒤집었다.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닌 듯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패자인 소넨이 더 큰소리를 쳤다. 실바는 그런 소넨을 상대로 명예 회복 아닌 명예 회복에 나섰다. 1라운드만 해도 1차전이 재현되는 듯 했다. 소넨의 테이크다운을 막지 못해 거의 깔려 있었다. 그러나 실바는 2라운드에 소넨이 백스핀 블로로 중심을 잃어 바닥에 앉아있던 틈을 타 기습적인 니킥을 작렬했다. 실바의 과감함과 센스가 돋보이는 공격이었다. 니킥을 시도할 때 케이지만 잡지 않았다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실바는 그 승리로 10차 방어의 금자탑을 쌓았다.

對 스테판 보너(UFC 153 - 2012.12.14)
앤더슨 실바의 세 번째 라이트헤비급 경기. 이 경기가 포레스트 그리핀과의 경기 재판이 될 줄은 누구도 몰랐다. 아니 그는 더 업그레이드 된 '농락쇼'를 선보였다. 실바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음에도 의도적으로 케이지쪽으로 돌아가 발을 바닥에 붙인 채 제자리 타격전을 벌였다. 뛰어난 동체시력을 바탕으로 한 상체움직임만으로 공격을 유유히 피해내고 펀치를 적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장난은 치지 않겠다는 듯 펀치로 맹공을 퍼부었고, 뒤로 밀리다 케이지를 튕기고 나온 보너의 명치에 왼발 니킥을 꽂아 넣으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케이지를 등에 두고 스텝을 포기하는 것마저 실바에겐 결코 무모한 짓이 아니었다. 보너는 패배 이후 곧바로 은퇴를 선언했는데, 얼마 뒤 실바와의 경기에서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했음이 밝혀졌다. 어떻게든 실바를 이기고자 하는 욕심에 약물의 힘을 빌렸음에도 난공불락의 존재는 넘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