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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전적 남기고 떠나는 네이트 마쿼트

 

<a href='../fighter/Nate-Marquardt'>Nate Marquardt</a> celebrates after defeating <a href='../fighter/Tamdan-McCrory'>Tamdan McCrory</a> by KO in their middleweight bout during the <a href='../event/UFC-Silva-vs-Irvin'>UFC Fight Night </a>event at the Moda Center on October 1, 2016 in Portland, Oregon. (Photo by Josh Hedges/Zuffa LLC)
18년 간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네이트 마쿼트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초대 킹 오브 판크라스(판크라스 챔피언)에 등극한 것, UFC 미들급 타이틀전에 출전한 것, 혹은 하이라이트 영상에 등장할 KO 장면을 만들어 낸 것을 모두 포함해 마쿼트는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는 멋진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덴버 출신으로 부드러운 화법을 구사하는 마쿼트는 지난 주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은 1999년 시작해 작년 11월 세사르 페헤이라에게 1-2 판정패를 당하기까지 거둔 마쿼트의 38승 19패 2무 전적이다. 필자는 2001년 IFC 대회 질 카스티요와의 경기를 앞둔 마쿼트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것으로 마쿼트와의 인연을 시작했는데, 마쿼트와 관련된 가장 멋진 기억은 그의 전적이 아니다. 2007년 딘 리스터와의 경기를 치르기 전 실시했던 인터뷰의 녹음 테이프가 망가졌다고 말했더니 경기를 치르는 그 주에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해도 된다고 흔쾌히 동의했던 것이다.

굉장히 드문 일이다. 인터뷰 녹음 테이프가 망가진 것 뿐만 아니라 똑같은 인터뷰를 두 번이나 해도 괜찮다고 하는 선수 또한 드물다. 마쿼트는 솔직함과 겸손함을 갖춘 선수였다.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경기를 앞둔 상태에서는 프로답게 행동했다. 옥타곤의 문이 닫히면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다.

(R-L) Nate Marquardt elbows <a href='../fighter/James-Te-Huna'>James Te Huna</a> in their middleweight fight during the UFC Fight Night event at Vector Arena on June 28, 2014 in Auckland, New Zealand. (Photo by Josh Hedges/Zuffa LLC)그러나 마쿼트가 이룬 업적 중 많은 부분은 옥타곤이 아닌 링에서 만들어졌다. 실제로 마쿼트가 일본 판크라스 무대에 데뷔했을 때는 이제 막 10대를 벗어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상대는 전설의 파이터 스도 겐키로, 마쿼트는 1999년 12월 겐키에게 프로 전적 첫 1패를 기록했다.

2001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마쿼트는 “첫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너무도 떨렸다. 내가 졌다. 하지만 내가 더 나은 선수라는 걸, 훈련을 계속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것이 내 가슴에 불을 지폈고, 훈련을 더 열심히 했고 경기를 치르면서 승리를 쌓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겐키와의 경기에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 마쿼트는 쇼니 카터를 꺾고 초대 미들급 킹 오브 판크라스에 등극했다. 겨우 22살의 나이에 세계의 정점에 우뚝 선 것이다. 하지만 마쿼트는 파이터로서 오랜 기간 동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마쿼트는 그 당시에 “판크라스에선 내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에 오른 것을 아주 좋게 보고 있다. 기량은 계속 향상될 것이고 은퇴시기까지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챔피언 벨트를 차지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마쿼트는 일본에서 총 19차례 싸우며 종합격투기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는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고국 미국에서도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5년 8월, 마쿼트는 UFC에 데뷔해 아이반 샐러베리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그 후로 6년간 마쿼트는 미들급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제레미 혼, 마틴 캠프만, 윌슨 고베이아, 데미안 마이아, 후지마르 팔랴레스와 같은 강호를 꺾고 11승 4패를 기록했다. 4패 중 3패는 탈레스 레이테스, 차엘 소넨, 오카미 유신에게 당한 판정패였다. 2007년 앤더슨 실바와의 타이틀전에서 당한 KO패가 유일한 KO패다.

(L-R) Nate Marquardt kicks <a href='../fighter/CB-Dollaway'>CB Dollaway</a> in their middleweight bout during the UFC Fight Night event at the Amway Center on December 19, 2015 in Orlando, Florida. (Photo by Josh Hedges/Zuffa LLC)2010년 했던 인터뷰에서 마쿼트는 “예전엔 종합격투기가 2가지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스포츠이지만 싸움이기도 하다. 놀이가 아니다. 경기에 나가면 실제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이길 수도 있지만, 그 언제라도 실수를 하는 순간 KO당하거나, 조르기에 실신할 수도 있다. 컨디션이 어떤지는 상관없다. 무대에 올라 상대방을 끝내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한 동안은 종합격투기가 스포츠 그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마쿼트가 2012년 치른 스트라이크포스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마쿼트는 이 경기에서 후일 UFC 웰터급 챔피언에 오르는 타이런 우들리를 4라운드에 KO로 꺾고 스트라이크포스 웰터급 타이틀을 차지했다. 타이틀전 승리를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마쿼트는 2013년 UFC로 돌아와 제임스 테 후나를 서브미션으로, CB 달러웨이와 탬던 맥크로리를 KO로 제압하며 승리를 거뒀다. 나이를 먹었지만 파워는 전혀 줄지 않았음을 증명하며 자신이 여전히 종합격투기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 중 한 명임을 보여줬다.

마쿼트를 설명하면서 ‘위험한’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 웃기기도 하다. 왜냐하면 마쿼트는 일각에서 프로파이터하면 떠올리는 고정관념에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마쿼트는 격투기에 대한 애정을 가슴깊이 간직한 파이터였다. 끝없이 진화하는 종합격투기의 초창기와 현재를 잇는 역할을 한 파이터 중 한 명이었다. 마쿼트가 종합격투기계에서 앞으로도 오래도록 활동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글러브와 마우스피스만 없을 뿐이다. 마쿼트는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