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의 대표적인 파이터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있다. 극강의 레슬링을 갖춘 그는 상성을 무시한다. 상대의 스타일이 타격가든, 레슬러든 자기만의 방법으로 짓밟아 승리한다. 그렇게 은퇴할 때까지 29승 무패의 전적을 만들어냈다. 그의 돌풍을 시작으로 여러 러시아 파이터들이 옥타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이트급에 하빕이 있다면, 플라이급엔 아스카 아스카로프가 있다. 같은 러시아 다케스탄 출신인 그는 2018년 MMA에 데뷔해 지금까지 14승 1무의 전적을 만들어냈다.
UFC에는 2019년 입성해 3승 1무를 기록 중이다. 대단한 실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대가 된다.
그는 옥타곤 데뷔전에서 현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강호와 맞선 자체만으로 주최사가 그의 기량을 충분히 인정했다고 할 수 있으며, 아쉽게 승리까지 얻어내지 못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또 2020년엔 현 랭킹 3위인 알렉산더 판토자를, 2021년엔 플라이급의 오랜 강호 조셉 베나비데즈를 눌렀다.
아스카로프는 자유형 레슬러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수준 높은 테이크다운과 그라운드에서의 압박, 뛰어난 맷집, 서브미션 능력 등을 내세운 경쟁력이 우수하다. 아직 서른이 채 되기 전이라 앞으로 성장할 여지 또한 있다.
MMA 데뷔 이전의 커리어를 보면 눈에 띠는 특이점이 있다. 2017년 청각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이듬해엔 청각장애인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은 것이다. 청각 장애를 안고 UFC에서 경쟁했었던 맷 해밀을 떠오르게 한다.
아스카로프는 현재 플라이급 랭킹 2위로, 타이틀 도전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다음 상대의 랭킹이 낮지만, 이기기만 하면 챔피언과의 맞대결이 유력해진다. 2022년 러시아의 또 다른 챔피언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