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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10 분석 : 앤서니 존슨의 충격적 은퇴 선언

 

UFC 라이트헤비급 선수들은 오늘 밤 한층 가벼운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육중한 주먹을 휘두르던 앤서니 존슨과 마주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UFC 210 대회 메인이벤트에서 다니엘 코미어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에 도전해 패한 후, 은퇴를 선언한 앤서니 존슨에 대한 공통적인 반응이었다. 

He left it in there! @Anthony_Rumble retires after #UFC210 pic.twitter.com/uJwCjfqDoE
— UFC (@ufc) April 9, 2017

이번 은퇴선언은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듯 보였던 존슨에게 나온 것이기에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존슨이 조 로건과의 옥타곤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대회 전부터 결심한 것이었다. 현재 33살인 존슨은 코미어와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다른 방향으로 삶을 살겠다는 결정을 이미 내린 터였다.
하지만 파이터로서 치열하게 보냈던 삶과 수년에 걸친 희생과 한 번도 계획한 적이 없는 분야인 격투기에 진출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은퇴가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다.

존슨은 2011년 3월 경기를 치렀던 상대를 두고 “(댄 하디는)하드코어 파이터다”라고 말했다. 존슨은 “내 스스로 내가 파이터라고 말할 순 없다. 나는 운동선수였다가 파이터가 된 경우다. 하디는 파이터로 태어났다. 그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 길거리 출신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하드코어 파이터는 그저 경기만을 원한다. 누가 상대이건간에 큰 골치거리인 셈이다. 격투기야 말로 파이터들의 삶의 방식이자, 그들의 공기이자, 음식이기 때문이다. 나는 경쟁을 사랑하는 운동선수다. 얼굴을 맞는 것도 싫다(웃음). 누가 얼굴을 맞는 걸 좋아하나? 아픈데 말이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Thank you @Anthony_Rumble! #UFC210 pic.twitter.com/T8ufP2GoPP
— UFC (@ufc) April 9, 2017

그러나 존슨도 운동선수 그 이상의 존재였다. 본인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존슨은 파이터였다. 28회에 이르는 프로 경력이 아니라 약 11년에 이르는 선수생활에서 수 차례 맞닥뜨린 역경을 극복하는 끈기가 존슨이 파이터임을 보여준다.
물론 존슨도 타고난 부분은 있다. 하디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파괴력이라고 최근 언급했던 그 부분이다.
하디는 “초자연적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게 자연적인 파워로 느껴지지 않았다. 엑스멘 복장을 입어도 될 것 같았고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존슨은 총 22승 중 16회를 KO로 장식했다. 또한 그중 11회는 UFC에서 기록한 KO이다. 존슨은 라슨 커뮤티니 컬리지 소속으로 컬리지 레슬링 주니어 부문 전국 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존슨이 재평가 된 것은 케빈 번스와의 1차전에서 심각한 눈부상을 입고서도 5개월 후 2차전에서 거둔 KO승을 통해서였다. 또한 2012년 체중 문제로 인해 UFC에서 방출된 후에도 존슨은 묵묵히 전적을 쌓아가며 6연승을 거둔 후 라이트헤비급 파이터로서 UFC에 복귀했다.
존슨은 2015년 인터뷰에서 “많은 파이터들이 UFC에서 방출되고 나면 포기하곤 한다. 하지만 난 아니었다. 수많은 역경을 겪었고 수많은 전투를 치렀다. 그리고 아직도 싸우고 있다. 나는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과소평가다.
2014년 UFC 복귀전에서 필 데이비스를 판정으로 꺾은 후 존슨은 7전 5승을 기록했다. 호제리오 노게이라,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지미 마누와, 라이언 베이더, 글로버 테세이라에게 승리를 거뒀다. 존슨은 이 과정을 통해 종합격투기 최고의 KO 펀치라는 명성을 얻었다. 옥타곤 복귀 후 유일한 2패는 모두 코미어와의 타이틀전에서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 2번의 패배도 존슨에게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기억은 아닌듯 하다. 
그 반대로, 격투기 팬들이 앤서니 존슨의 이름을 언급하며 존슨의 KO 승부, 파괴력과 이 모두를 아우르는 침착한 태도를 기억해낼 것이다. 왜냐면 그토록 강한 파괴력의 펀치는 오히려 요란한 소음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주먹과 발이 대신 이야기하는 것이다.
겸손한 성격의 존슨은 이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