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만난 앙숙, 미들급 신흥 최강자는?
존 존스 대 다니엘 코미어 이후 최고의 '앙숙' 타이틀매치가 아닐까. 지난해 아데산야가 챔피언에 올랐을 때 즈음부터 둘은 쉴 새 없이 SNS에서 공방전을 벌였다. 서로를 비방하며 깎아내리는 발언이 난무했으며,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최근까지도 불이 붙었다.
도전자인 코스타의 도발이 상대적으로 거세다. 그는 최근에만 해도 "아데산야는 마른 체형이라 강인하지 못하다. 무거운 펀치를 맞으면 버텨내지 못한다. 난 매우 강하고 누구보다 터프하다. 맞는 게 두렵지 않고 세게 때릴 수 있다. 이번에 죽여버리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런 아데산야는 꾸준히 코스타가 비겁한 방법을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하며 "걸리기 전에 내가 먼저 끝장을 내겠다. 그가 무슨 짓을 썼든 보내버리겠다"고 응수했다.
타격가간의 맞대결로, 화끈하고 수준 높은 스탠딩 공방이 기대된다. 킥복싱 경험이 많은 아데산야는 19승 중 14승을 KO(TKO)로 따냈다. 경험은 적지만 KO율은 코스타가 높다. 13승 중 11승이 KO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아데산야의 타격은 기술적이고 스타일리시함이 돋보인다. 긴 리치를 활용한 원거리 타격에 능하다. 타이밍을 잡아내 날카롭게 찌르는 펀치가 일품이다.
반면 코스타는 강한 파워로 상대를 부숴버리는 스타일이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거리에선 불리할 수 있으나 파워 하나만큼은 압권이다. 미들급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웬만한 펀치를 맞고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맷집까지 좋다. 체구가 전형적인 강골이다. 스스로도 이러한 부분에 자부심이 있으며, 장점을 살려 아데산야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두 파이터는 2~3년 전 비슷한 시기에 UFC에 데뷔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언젠가 맞붙을 수밖에 없는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는 두 파이터가 바꿔 놓은 현 세대의 미들급 최강자를 가리는 일전이다.
존 존스 빠진 라이트헤비급 초대 집권자는?
라이트헤비급에 존 존스가 없다. 이것은 단순히 체급에서 한 명이 빠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지난 10여년간 체급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파이터가 없는 셈이다. 존스는 2011년 챔피언에 올라 총 11회의 타이틀을 방어하는 등 15회의 타이틀전(잠정 포함)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존 존스의 헤비급 전향 외에도 라이트헤비급은 이전과 많이 다르다. 존스의 라이벌이었던 다니엘 코미어는 헤비급으로 전향한 뒤 최근 은퇴했으며 앤서니 존슨은 활동을 중단했다. 한 때 최고의 컨텐더로 경쟁했던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역시 부진과 은퇴, 헤비급으로의 복귀 행보를 걷는 중이다.
존스가 빠진 시대의 첫 챔피언은 1위 도미닉 레예스와 3위 얀 블라코비츠 중 결정된다. 2017년 UFC에 입성한 레예스는 옥타곤에서 6연승한 뒤 지난 2월 존 존스와 맞붙어 접전 끝에 판정패한 바 있다. 본인이 바라던 재대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챔피언이 될 기회를 곧바로 잡았다.
블라코비츠는 고생 끝에 빛을 보고 있다. 그는 2014년 UFC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할 시기도 있었다. 정상에 도전하기엔 능력치가 부족해보였다. 그러나 2017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탔다. 4연승 뒤 한 차례 멈칫했다가 다시 3승을 거둬들였고,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타이틀전을 앞두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은 레예스의 승리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같은 타격가의 대결인데, 신체적인 조건에서 레예스가 우세하며, 그는 안정적으로 우위를 점해나가는 원거리 타격전에 능하다. 존스와의 대결 전까진 무패였던 그는 오빈스 생프루, 볼칸 오즈데미르, 크리스 와이드먼 등을 이겼다.
블라코비츠의 파워는 인상적이지만 레예스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기기 위한 상성이 좋지 않은 경우다. 하지만 신장이 큰 루크 락홀드와 코리 앤더슨을 최근 KO로 쓰러트렸던 만큼 이변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가 어떤 해법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라이트헤비급의 다음 타이틀 도전자는 2위 티아고 산토스와 4위 글로버 테세이라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은 최근 대결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연기됐다. UFC는 이 대결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