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에서 2차전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며 3차전도 종종 펼쳐진다. 얼마 전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맥스 할로웨이가 옥타곤에서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UFC 30년 역사상 아직까지 옥타곤에서 4차전은 없었다. UFC에서 세 차례 맞붙었던 선수들이 네 번째 대결을 벌인 경우는 있었으나 그 경기에는 타 단체에서 펼쳐졌다.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UFC에서 4차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플라이급 챔피언 데이브손 피게레도와 잠정 챔피언 브랜든 모레노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선수는 2020년 12월 UFC 256에서 처음 만나 단기간에 세 번의 맞대결을 벌였다. 1차전은 당시 챔피언 피게레도가 근소하게 우세했으나 의도치 않은 반칙 공격이 영향을 미쳐 무승부로 끝났고, 지난해 6월 2차전에서는 모레노가 3라운드 서브미션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둘의 경쟁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지난 1월 세 번째 만났으며 그 경기에선 피게레도가 승리하며 타이틀을 되찾았다. 당시만 해도 곧장 네 번째 대결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으나 피게레도가 부상을 입으면서 모레노와 카이 카라-프랑스의 잠정 타이틀매치가 실현됐다.
만약 모레노가 패했다면 피게레도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일단락됐겠지만, 그는 지난 주말 열린 UFC 277에서 카라-프랑스를 완벽히 제압하며 잠정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4차전은 지난 세 번의 대결보다 무게감 있다. 역사상 최초로 있는 경기인 데에다 챔피언 대 도전자의 대결을 넘어 두 챔피언의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현 챔피언과 잠정 챔피언의 대결, 이런 경기를 통상적으로 통합 타이틀매치라고 부른다. 현 챔피언에게는 방어전이 적용된다.
모레노는 잠정 벨트를 허리에 두르자마자 피게레도와의 4차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모든 증오와 분노를 피게레도와 싸워 쏟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기억도 안 난다"며 "피게레도, 난 널 싫어하지 않고 나쁜 감정도 없다. 널 용서하고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용서를 바라. 하지만 오해하진 마. 너와 12월에 싸우고 싶어"라고 말했다.
모레노의 신사다운 발언에 피게레도 역시 긍정적으로 회신했다. "모레노가 오늘 밤 주인공이다. 모레노는 챔피언이며 그를 깊이 존중한다. 내 홈인 브라질에서 싸우고 싶다. 이미 모레노의 홈에서 경기를 했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모레노는 쿨하게 "좋아. 브라질에서 해보자"고 바로 대답했다.
현 챔피언과 잠정 챔피언은 둘 중 누군가 타이틀을 잃거나 부상 등을 이유로 공백이 길지 않다면 다음 경기에서 맞서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둘은 다음 경기에서 서로와 운명의 4차전을 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